학령인구 줄었는데 사교육비 10년 새 60%↑…초등이 끌어올렸다

작성 : 2026-01-04 08:08:00
▲서울 강남구 한 영어 유치원(영어학원 유치부) [연합뉴스]

학령인구 감소에도 최근 10년간 사교육비 총액은 60% 이상 증가했습니다.

특히 사교육 저연령화가 심해지면서 전체 초등학생 사교육비 증가율이 중·고등학생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4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사교육비 총액은 29조1천919억원으로, 2014년(18조2천297억원)과 비교해 60.1% 증가했습니다.

사교육비 총액은 2015년(17조8천346억원)까지 감소하다가 2016년 18조606억원부터 도로 증가해 2019년(20조9천970억원)에는 20조원을 다시 넘었습니다.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에는 19조3천532억원으로 일시 감소했으나 2021년부터 4년 연속 증가세입니다.

저출생으로 학생 수는 줄고 있지만 여러 사회·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교육비 총액은 늘어났습니다.

교육 서비스 물가가 상승하고, 소득 증가로 교육 지출 여력이 확대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데이터처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맞벌이 가구 증가로 학원이 돌봄 기능을 일부 대체하고 있는 데다 한 자녀 가구가 늘면서 교육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점도 맞물렸습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잦은 입시 정책 변경과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의존하는 구조도 생겨났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사교육비가 전체 증가세를 주도했습니다.

2024년 초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13조2천256억원으로, 2014년(7조5천949억원) 대비 74.1%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중학교는 40.7% 늘어 증가율이 가장 낮았고, 고등학교는 60.5% 증가했습니다.

총액 규모에서도 초등학교 사교육비는 중학교(7조8천338억원)와 고등학교(8조1천324억원)의 각각 1.7배, 1.6배에 달했습니다.

과목별로 보면 초등학교 사교육비 가운데 일반교과가 8조3천274억원으로 전체의 63.0%를 차지했고, 예체능·취미·교양은 4조8천797억원으로 37.0% 수준이었습니다.

한 사람당 지출하는 사교육비도 많아졌습니다.

초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24년 44만2천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으며, 10년 전보다 21만원(90.5%) 증가했습니다.

일반교과는 27만8천원, 예체능·취미·교양은 16만3천원꼴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중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27만원에서 49만원으로 22만원(81.5%) 증가했습니다.

고등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23만원에서 52만원으로 29만원(126.1%) 늘어 증가세가 가팔랐습니다.

10년 전에는 중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더 많았는데 이제는 사정이 바뀌었습니다.

고등학생 인구가 크게 준 영향에 총액은 많이 늘지 않았지만, 개별적인 부담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교육 참여율은 초등학교 단계에서 더 높았습니다.

2024년 초등학교 사교육 참여율은 87.7%로, 10년 전보다 6.6%포인트(p) 상승했습니다.

중학교(78.0%)나 고등학교(67.3%)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입니다.

초등학교의 일반 교과 사교육 참여율은 67.1%, 예체능·취미·교양은 이보다 높은 71.2%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맞벌이 가구 증가 속에 예체능 학원이 아이의 방과 후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남궁지영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은 2025년 사회동향에서 "학년이 올라가면서 일반교과의 사교육 참여율 및 사교육비는 증가하는 반면 예체능·취미·교양 과목의 사교육 참여율 및 사교육비는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초등 사교육 급증의 배경으로 선행학습도 지목했습니다.

양 교수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고등학교에 가서 준비하면 이미 늦고 영어, 코딩 교육은 초등학교 때 미리 준비를 마쳐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른바 '4세 고시', '7세 고시' 현상도 같은 맥락입니다.

4세 고시는 유아 영어학원 입학을 위한 레벨테스트를, 7세 고시는 초등학교 입학 전 유명 영어·수학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을 의미합니다.

지나친 교육열과 입시·교육 정책에 관한 불확실성이 학부모 불안을 자극하면서 사교육 연령대를 끌어내리는 것입니다.

최근 정부·국회에서도 지나친 사교육 저연령화에 대처하는 움직임이 강화하고 있습니다.

'4세·7세 고시'로 불리는 유아들의 영어학원 레벨테스트를 금지하는 학원법 개정안은 지난달 18일 여야 합의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최종적으로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이를 위반한 학원에 적극적인 행정 처분이 이뤄져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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