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감독에..외국인 노동 권익 사각지대 여전

작성 : 2025-07-30 21:23:50

【 앵커멘트 】
전남 영암의 돼지농장 업주에게 폭행과 괴롭힘을 당한 네팔 노동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후에도 이주 노동자 사업장에서 인권 침해 사례가 잇따랐습니다.

정부의 뒷북 감독과 안일한 대처가 반복되면서, 예방 중심의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먼저 신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 싱크 : 이주노동자 故 뚤시 (지난해 10월 21일 밤)
- "여기서 나갈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주세요."

네팔 이주 노동자 뚤시는 돼지농장에서 6개월 동안 사장의 폭행과 괴롭힘에 시달리다가 지난 2월 스스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피해 신고는 경찰과 노동 당국에서 묵살됐고, 뚤시는 무릎을 꿇고 사죄하라는 사장의 강요를 따르며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습니다.

뒤늦은 근로 감독과 수사로, 동료 노동자들도 뚤시와 같은 폭행과 임금 체불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예방 차원의 감독은 없었고, 사후 감독만 이뤄진 겁니다.

▶ 인터뷰 : 손상용 /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운영위원장
- "사업장에서 못하고 있으면 노동부 행정관청에서 지도 감독을 해야 되는데, 지도 감독도 안 했다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2월, KBC가 뚤시의 인권 침해 사건을 보도한 이후 뒷북 감독이 진행됐지만, 외국인 노동 권익 침해는 여전했습니다.

완도의 양식장과 순천 제조업체에서는 연장근로수당을 주지 않았고, 여수의 두 사업장도 강제로 초과 근무를 시키거나 연차 수당을 떼어 갔습니다.

광주에서도 영농법인과 제조업체 5곳에서 체불 임금이 3천여 만원에 달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할 인력 부족도 심각합니다.

전남의 외국인 노동자는 6만 명을 넘어섰지만, 지역 근로감독관은 48명뿐입니다.

감독관 1명이 사업장 1천 1백 곳을 맡으면서 농축산업·어업 현장에 대한 관리가 방치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농축수산 분야 전담 감독팀을 만들고, 사업주에게 인권·노동법 의무 교육을 동시에 추진해야 뒷북 감독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신대희
- "네팔인 노동자 뚤시의 희생은 우리 사회에 많은 숙제를 남겼습니다. 이주 노동자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선 상시 근로 감독과 인권 중심 노동 정책이 시급합니다."

KBC 신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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