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사태' SKT, 가입자 이탈에 기관 매도 폭탄까지

작성 : 2025-05-01 07:59:48 수정 : 2025-05-01 11:32:00
▲ 유심 정보 유출 사과하는 유영상 대표이사 [연합뉴스]

SK텔레콤이 해킹 사고 이후 가입자 이탈 조짐을 보이자 기관 투자자가 대규모 매도에 나서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향후 전개나 피해 규모를 예상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주가 반등 여부를 섣불리 점치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T 주가는 사고 소식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사고 발표 전날인 지난달 21일 종가 기준 5만 8천 원이었던 주가는 30일 5만 4,300원으로 마감, 이 기간 수익률은 -6.38%로 집계됐습니다.

사고 발표 이튿날인 23일 2.04% 내린 주가는 전체 가입자에 대한 유심 무상 교체가 시작된 28일 6.75% 급락한 데 이어 29일에도 0.93% 추가 하락했습니다.

29일에는 장중 5만 2,600원으로 연중 최저가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5월 2일 기록한 52주 최저가(5만 300원)에 다가섰습니다.

기관이 SKT를 집중 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습니다.

산업은행의 블록딜이 있었던 한화오션을 제외하고 지난달 22~30일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개별 종목은 SKT였습니다.

순매도 규모는 1,191억 원으로 그다음으로 순매도 규모가 컸던 HD현대일렉트릭(675억 원)의 2배에 가까웠습니다.

7거래일 중 기관은 6거래일 동안 매도 우위를 보였습니다.

이전까지 9거래일 연속으로 SKT를 사들이던 외국인도 28일, 29일 연이틀 매도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기관의 매도 폭탄으로 인해 SKT 일일 거래대금은 28일 1,770억 원, 29일 1,300억 원으로 폭증하는 등 지난해 11월 27일(1,020억 원)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천억 원을 웃돌았습니다.

28일 이후 SKT 주가 급락은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SKT가 당일 유심 무상 교체를 시작했으나 현재 보유한 유심 재고가 100만 개에 불과하고 내달 말까지 추가 확보할 수 있는 수량도 500만 개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는 전체 SKT 가입자 2,300만 명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량입니다.

유영상 SKT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유심 교체에 최소 3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이번 사고에 대한 포렌식 결과가 나오기까지 짧게는 2~3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재정적 손실 측면에서도 유심 1개당 원가 약 4천 원에 2,300만 명 전체 교체를 가정하면 900억 원에 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사고에 대해 수백억 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SKT의 직접적 재무 부담이 1천억~2천억 원에 달할 수 있다고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향후 예상치 못한 금융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피해자들의 집단 소송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만큼 재정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가입자 이탈 조짐이 나타나면서 통신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오는 것 아니냐는 예상까지 나옵니다.

SKT 가입자는 지난달 28일과 29일 각각 2만 5천 명, 3만 6천 명 순감을 기록하는 등 가입자 이탈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사고 이전까지 일일 평균 순감 규모가 2천 명 선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수준입니다.

SKT가 적극적으로 시장 점유율 방어에 나선다면 마케팅비 부담 증가가 불가피합니다.

김아람 연구원은 "적어도 대규모 가입자 이탈 우려가 진정돼야 투자심리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며 "일회성 비용 부담 수준에서 사태가 진정된다면 주가는 시차를 두고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김준성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가입자 저변에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SKT의 번호이동 가입자 시장에 대한 대응 여부가 향후 무선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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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제익
    정제익 2025-05-01 09:48:46
    4만 초반까지 밀릴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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