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사람》 가을호, 1950년대 광주·전남 문단 조명

작성 : 2025-09-09 09:35:01
'비운의 시인' 김악의 문학적 업적 소개
구재기 시인 인터뷰 "생명성 시정신 탐구"
'남도 시의 정수' 송수권의 문학세계 연재
▲《시와사람》 2025 가을호

폭염이 좀처럼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계절에 맞춰 나온 계간 문예지가 우리들에게 한줄기 산들바람처럼 신선한 감각을 선물합니다.

광주광역시에서 발행되는 시 전문지 《시와사람》 가을호가 다채로운 기획과 풍성한 신작 시를 엮어 독자들에게 선보였습니다.

이번호 특집Ⅰ<시인카페>에는 우리 시대 주목받는 시인으로 구재기 시인을 초대해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 구재기 시인
◇ 자연친화적인 시적 주제에 천착
구재기 시인의 시는 자연친화적인 시적 주제에 천착하며, 매 시집마다 생명성 탐구의 시세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인은 '산애재'라는 공간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자연생태를 통해 인간의 존재방식에 대해 탐구하고 생명성과 더불어 삶의 본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구재기 시인은 인터뷰에서 시는 뜻이 향해 가는 마음의 길 위에 있다"며 "마음 안에 있으면 그것은 뜻이 되고, 그것을 말로 하거나 문자로 표현하면 시가 된다"고 자신의 시론을 설명했습니다.

특집Ⅱ <광주·전남 지역문학의 은싸라기 금싸라기> 마지막 회에서는 '1950년대 광주·전남 문학과 장소시'를 집중 조명했습니다.

이 글을 연재해 온 박태일 시인은 1950년대 활동한 지역 시인 가운데 박정온, 김평옥, 주기운, 김창호, 김악 시인을 중심으로 다루었습니다.

그는 이 시기 지역문학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다채로운 시집 출판을 꼽았습니다.

▲ 김악 시인과 그의 딸
◇ 교도소 복역 중 심장마비로 사망
『시와 산문: 호남 11인 시집』을 비롯해 김우정, 김평옥, 주기운, 정영협, 박정온의 시집이 대표 본보기를 이룬다고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동·서양화가들의 그림이 문학출판에 대거 실리는 현상도 특징으로 지적했습니다.

특히 반공법 위반으로 교도소 복역 중 심장마비로 숨진 비운의 시인 김악의 행적과 문학적 업적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김악이 낸 시집으로는 『영토』(동해당, 1956)와 『키르쿡크의 석유』(동원사, 1959) 두 권이 있습니다.

첫 시집 『영토』에서는 자신이 삶이 뿌리내리고 있는 자리, 곧 주거공간과 사회공간이 뚜렷하게 담겨 있습니다.

그중 강의 노래에서는 일본에 잡혀가 헛되이 죽어간 전라도 젊은이들의 한을 밤새 컴컴한 물비늘로 철썩이는 영산강의 물굽이로 아로새겼습니다.

박태일 시인은 "1950년대 김악 시에 이르러 처음으로 전라도가 전라도다운 개별성과 장소성을 얻고자 애썼다는 사실 한 가지 만으로도 김악 시는 무겁다"고 평가했습니다.

▲ 송수권 시집 『山門에 기대어』
◇ 전라도 사람들의 한(恨)을 노래
특집Ⅲ <남도시의 정수, 송수권의 문학세계>에서는 첫 시집 『山門에 기대어』에 수록된 작품들을 중심으로 들여다보았습니다.

춘양이 생각, 지리산 뻐꾹새, 우물긷기, 아버지 등 1975년 등단 이후 5년 동안 발표된 시를 정밀하게 살폈습니다.

집필자 이승하 시인은 "송수권의 초기 시는 전라도 사람들의 한을 많이 다루고 있다. 시인의 도저한 역사의식은 고향 땅의 역사와 역사의 흐름 속에서 소외된 민중의 삶을 도외시 하지 않는다"고 규정했습니다.

한편 <이 시집을 주목한다> 코너에서는 김주경 시인의 『난간번호 1번』, 김수엽 시조집 『자음과 모음이 흙과 만나』, 김일곤 시집 『휘파람 새가 뽑은 가락국수』, 양동률 시집 『누군가 내 안의 문을 두드린다』, 변종태 시집 『일간 어머니 정기구독』을 클로즈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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