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돋보기] 담양의 숨겨진 명소 '몽한각'

작성 : 2025-09-17 09:13:58
양녕대군의 증손 이서의 재실
1803년 후손이 조성 '200년 한옥'
"왕실의 음식문화 담양에 전파"
▲ 몽한각 전경

대나무숲과 전통이 어우러진 전남 담양은 발길 닿는 곳마다 자연의 숨결과 감성이 넘실대는 고장입니다.

게다가 광주와 가까워 독특한 카페들이 밀집해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관광객들이 북적거립니다.

담양군은 또한 배롱나무 군락으로 유명한 명옥헌을 비롯 유서 깊은 정자와 고택이 산재해 있습니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번쯤 가볼 만한 곳도 적지 않습니다.

숨겨진 명소 가운데 하나를 꼽자면 담양 대덕면 매산리에 소재한 '몽한각(夢漢閣)'을 들 수 있습니다.

▲ 몽한각 정원

몽한각은 1507년 옥사에 연루되어 전라도 창평(昌平)에 유배되었던 양녕대군의 증손 이서(李緖)를 기리는 재실입니다.

이서는 14년 동안의 귀양살이 끝에 1520년 유배에서 풀려났으나 귀경하지 않고 이곳에 남아 후진 교육에 전념했습니다.

몽한각은 1803년(순조 3년) 그의 후손인 담양부사 이동야와 창평현령 이훈휘 등이 이 지방에서 관직을 지내면서 이서를 추모하고자 조성했다고 전합니다.

몽한각은 1916년과 1979년에 기와 공사를 하여 오늘에 이르고, 솟을대문은 1966년에 조영한 것입니다.

1974년 전라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 태평성대를 기원한 시문

경내에는 이훈휘의 '몽한각 상량문'과 기우만이 글을 쓴 신도비가 있으며, 이서의 유서(遺書)가 친필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재실 입구에는 수백 년 된 노송이 장승처럼 서 있고 재실 앞에는 대나무 숲이 청청하게 푸른 기운을 내뿜고 있습니다.

또한 담양은 왕실의 음식문화가 전파된 '궁중음식'의 전승지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기자와 함께 동행한 문병채 한중경제인친선협회 회장은 "담양이 한과 등 전통 남도음식의 본고장이 된 것은 이서가 유배오면서 왕실의 음식문화가 이곳에 전파된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몽한각 입구 소나무

담양에 유달리 한과, 약과, 장류, 떡갈비 등 대대로 이어져 오는 '전통음식의 명가'들이 수두룩한 것은 어쩌면 그러한 역사적 배경이 작용한 결과인지 모릅니다.

그의 주장이야 어떻든 담양은 남도의 전통문화 그루터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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