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돋보기]모녀 아티스트가 일군 화순 '본아트 갤러리&카페'

작성 : 2025-06-06 09:30:01
모녀 아티스트가 일구는 '행복 창조' 공간이국적인 느낌..'능주의 강남' 불려
1층 갤러리 겸 카페, 2~3층 작업실
"나만의 네버랜드 이뤄내고 싶어요"
▲ 본아트(BON ART) 갤러리 겸 카페 전경

'능주의 강남'을 아시나요?

전남 화순군 능주는 언뜻 보기에는 여느 시골과 다름없는 동네입니다.

5일, 10일 장이 서는 능주장날뿐 아니라 평일에도 시골답지 않게 많은 인파로 북적거려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새로 개업한 갤러리&카페를 비롯, 복지회관, 보건소가 어우러져 도회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물론 그 배후에는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능주전통시장이 터줏대감처럼 자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근에 공원이 새로 조성돼 쾌적한 환경까지 갖추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모녀 아티스트 서경란 화가와 김재희 조각가
◇ 도회지 분위기..지난해 2월 오픈
추어탕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바로 옆에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벽돌건물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BON ART GALLERY & CAFE' 글씨가 큼직하게 새겨진 이곳은 지난해 2월 화가 서경란 씨와 조각가인 김재희 씨 모녀가 오픈한 갤러리 겸 카페.

갤러리(ART GALLERY)를 먼저 표기한 것은 모녀의 본업이 아티스트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됩니다.

바닥면적 80평 크기의 건물 1층은 카페와 갤러리로, 2층과 3층은 모녀의 작업실로 꾸며져 사용되고 있습니다.

손님들이 하나, 둘 또는 단체로 찾아오면서 카페는 금세 시끌벅적해졌습니다.

덩달아 모녀의 손과 발도 바빠졌습니다.

▲ 갤러리 겸 카페 내부 모습
◇ 창 너머 수채화처럼 푸른 녹음이
창 너머로 파란 하늘 아래 연초록 산빛이 번져와 눈을 맑게 씻어 주는 듯했습니다.

시선을 벽으로 향하니 조명 불빛 아래 여러 개의 그림 액자들이 걸려 있었습니다.

이경옥 화가의 초대기획전 '바람이 머문 자리' 전시가 열리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무성한 들꽃으로 가득 채워진 화폭은 초록빛을 내뿜으며 카페의 음악과 어우러져 그윽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얼마 후 손님들이 다시 돌아가자 반짝 소란스럽던 카페는 잠잠해지고 모녀에게도 휴식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모녀와 잠시 인터뷰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먼저 이곳에 '본아트 갤러리&카페'를 연 배경을 물었더니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인 데다 우리에게 맞춤형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1층에는 갤러리 카페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습니다.

건물 매입 후 모녀는 본격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시각디자인과 조형물 제작 및 설치에서 온 경험을 살려 모녀가 직접 공사를 진두지휘하며 자신들이 원하는 공간구조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 이경옥 화가의 초대기획전 작품
◇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져 행복감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겼었다"며 "공사를 중복해서 하는가 하면 바닥공사는 스스로 했지만 서툴러서 마감 상태가 어설프게 됐다"라고 웃픈 사연을 전했습니다.

지난해 2월부터 카페를 시작한 모녀는 하루 종일 함께 있다 보니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져 행복감이 커졌습니다.

또한 오후 5시면 가게 문을 닫고 작업을 할 수 있어 심리적으로 여유로워졌습니다.

하지만 모녀는 당초 카페는 부업으로 생각하고 예술작업에 치중하고 싶었으나, 카페 운영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현실이 녹록지 않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또한 시골지역이라 유동인구가 적어 낮 시간 동안만 손님이 집중되고 있어서 오후 시간대에는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되지만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많은 시간을 작업에 할애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카페를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기왕 벌인 일이라 잘하려다 보니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요. 고객 만족을 위해 음료의 품질과 다양한 메뉴 개발에 힘쓰고 있어요. 골목에 위치하고 있어서 온라인 홍보도 해야 하지만 손을 못 대고 있죠."

▲ 서경란 화가
◇ 서경란 화가, 부조 기법 차용해 작업
모녀(서경란 화가와 김재희 조각가)가 사용하는 2층과 3층 작업실을 들러보았습니다.

2층은 디자인 사무실을 겸하고 있는데, 한편에는 완성된 그림액자들이 빼곡히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3층 공간에는 김재희 작가의 작품들, 3D 프린터와 페인트부스 등 조각작업의 흔적들과 함께 뒤섞인 모습이었습니다.

모친 서경란 화가는 부조 기법을 차용해 작업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서 작가는 "꽃을 통해 자신이 존재함을 각인하고, 우리의 삶이 지루하지 않고 언제나 새로운 신비함을 느끼게 하는 꽃처럼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합니다.

작품 속 꽃과 자연은 익지 않은 강렬한 색채를 통해 타협하지 않은 긴장감으로 강조하며 꽃의 모양과 색깔을 통해 생명의 질서에 대한 순응의 몸짓을 표현합니다.

서 작가는 "자유로운 주제를 모티프로 단순하면서도 200호 크기 대형 부조작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 김재희 작가 작품
◇ 김재희 조각가, 동화적 환상 작품 몰두
딸인 김재희 조각가는 3D 프린터로 작품을 만들어 냅니다.

특히 색감으로 작가의 의도를 표현하기 위해 직접 특수도색을 통해 생동감 넘치는 원색을 만들어내며 작품에 힘을 더해 오색찬란한 빛을 품게 합니다.

동화적 상상력과 캐릭터 중심 스토리텔링을 모티브로 어릴 적 꿈꾸었던 동화적 환상과 추억을 작품으로 표현하며 대중들의 꿈과 희망, 자유로운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김 작가는 "상상력으로 꾸며진 나만의 네버랜드를 만들고 싶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그 꿈을 이뤄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서경란 작가는 조선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 순수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최우수상(2006년), 서울 미술대상전 특선(2003년),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 최우수상(2002년) 등을 수상했습니다.

김재희 작가는 전남대학교 일반대학원 예술대학 미술학과 조소전공 석사과정 수료,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했으며 전라남도 미술대전 조각부문 우수상(2014년)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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