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詩로 화합 이룬 광주 화정동 D아파트

작성 : 2025-05-20 09:17:08
과거 주차 시비로 고소·고발 등 골 깊어
단지 내 꽃가게 열어 갈등 해소 물꼬
담벼락에 감성적 시화..'웃음꽃' 활짝
▲ 화정동 D아파트 단지 안에 차려진 꽃가게

"아파트 단지 안에 꽃가게가 생긴 이후 주민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어요."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의 'D'아파트 주민들은 관리사무소 앞에 놓인 울긋불긋 화사한 화분들을 바라보면 싱글벙글 미소가 번집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3월 새로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화원을 개설하자'는 안건을 의결해 4월 초 '행복충전소'라는 꽃가게를 열었습니다.

화원을 경영했던 한 주민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구청으로부터 마을공동체 사업예산 300만 원을 지원받아 근사한 꽃집이 차려졌습니다.

▲ 울긋불긋 화사한 화분들

운영은 관리사무소와 입주자회에서 맡는데 계절에 맞는 화분을 구입하거나 주민들이 기증한 화분을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초 어버이날에는 꽃이 불티나게 팔려 상당한 수입을 올린 바 있는데 이 수익금은 주민기금으로 적립될 예정입니다.

아파트 단지에 화원이 생기자 주민들은 호기심에 꽃을 구경하러 나왔다가 서로 인사를 나누며 친근감이 싹트기 시작해 어색했던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2개동 298세대인 이 아파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민들간 고소·고발 등 분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 시화들이 걸린 아파트 담장

지은 지 30년 넘어 주차공간이 부족해 주차 시비가 다반사로 일어났고, 이로 인해 갈등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관리사무소장이 수시로 교체되는 등 바람 잘 날이 없을 정도로 삭막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다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화합을 위해 나이가 젊은 회장과 총무를 뽑아 일임하는 한편 화원 개설 등 여러 가지 방안을 시도해 갈등해소의 물꼬를 텄습니다.

▲ 마음을 열게 하는 시들

또한 아파트 담장에 그려진 한 주민의 시화가 마음의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 윤보영 시인의 '어쩌면 좋지' 등 감성적인 시와 홍매화 그림이 어우러져 더욱 운치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 아파트 주민 염 모 씨는 "작은 아이디어와 노력이 이렇게 큰 변화를 가져올 줄 몰랐다"면서 "주민들이 해맑은 꽃처럼 웃는 날들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바람을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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