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안 부쳐도 되고, 떡? 3~4개면 충분"...차례상 공식 깬 유교계

작성 : 2026-02-11 15:39:58 수정 : 2026-02-11 16:39:11
▲ 가짓수가 많은 기존의 전형적 차례상 모습(자료이미지)

명절 차례상에 전이 빠져도 될까? '홍동백서'와 '조율이시'는 꼭 지켜야 하는 원칙일까?

설을 앞두고 유교계가 기존 상차림 관행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내놔 이목이 쏠립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산하 한국예학센터가 설 연휴를 앞둔 11일 '현대 맞춤형 설 차례 예법'을 제안했습니다.

전통의 취지를 존중하되, 음식 가짓수와 준비 부담은 줄이자는 취지입니다.

센터에 따르면 차례(茶禮)는 본래 '차를 올리는 예'로, 정식 제사보다 간소한 약식 제사를 의미합니다.

이에 따라 설 차례의 기본은 떡국과 과실 3~4가지 정도였으며, 오늘날처럼 다양한 전과 음식을 풍성하게 올리는 방식은 후대에 확대된 측면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많은 가정에서 상차림 기준처럼 여겨지는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나 '조율이시'(대추·밤·배·감 순서) 역시 문헌적 근거가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전통 예서 어디에도 과일의 종류나 위치를 엄격히 규정한 기록은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센터는 설 차례상의 경우 떡국을 중심으로 4~6가지 음식이면 충분하다고 제안했습니다.

특히 노동이 많이 드는 기름 요리인 '전'은 예학적으로 필수 음식이 아니며, 반드시 올려야 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조상이 생전에 즐겼던 음식이나 제철 과일을 올리는 것도 무방하며, 한자 지방(紙榜) 대신 조상 사진을 모시는 방식 역시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형식보다는 의미에 초점을 두는 것이 차례의 본래 취지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정재근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원장은 "전통은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흐르는 물처럼 시대에 맞게 흐를 때 비로소 우리 곁에 머문다"며 "올 설에는 조상을 기리는 정성만큼이나 곁에 있는 가족의 손을 한 번 더 잡는 따뜻한 화합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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