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상 핵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무력 충돌을 벌인지 사흘 만에 미국의 중재 등으로 전격 휴전에 합의했으나 국경선 인근에서는 계속 폭발음이 들리는 등 갈등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모습입니다.
전문가들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지금은 한발씩 물러섰지만, 휴전 상태가 계속 유지될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 7일 새벽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와 펀자브주 등 9곳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신두르 작전'을 벌였습니다.
보복을 예고한 파키스탄은 사흘 뒤 '분야눈 마르수스' 작전을 개시했고, 인도의 미사일 저장 시설과 공군기지 등을 공격했습니다.
사실상 핵보유국인 양국의 이번 충돌은 지난달 22일 영유권 분쟁지인 인도령 카슈미르 파할감 인근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로 시작됐습니다.
인도가 파키스탄을 테러 배후로 지목하면서 2주일 넘게 이어진 갈등은 파키스탄이 인도에 보복 공격을 한 당일 미국 중재로 양국이 휴전에 전격 합의하면서 풀리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합의를 발표하고 몇 시간 뒤 사실상 국경선인 실질 통제선(LoC) 인근에서 밤새 폭발음이 들렸고, 양국은 상대방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비난을 주고받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서로 보복성 공격을 계속하면 걷잡을 수 없이 사태가 악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국면이 전환됐지만 실제로 휴전 합의가 계속 지켜질지는 알 수 없다고 예상했습니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국제관계학 교수인 하르쉬 판트는 SCMP에 "앞으로 어떤 테러 행위가 또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며 인도가 전날까지만 해도 테러 행위를 '전쟁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밝힌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영유권을 놓고 70년 넘게 갈등을 빚는 '화약고' 카슈미르에서 언제든지 테러가 발생할 수 있고, 이를 계기로 양국이 또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판트는 "이번 사태에서 인도의 계산법이 과거보다 더 위험한 접근 방식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인도는 파키스탄에 '불장난하지 말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인도가 파키스탄의 강경 대응을 주도하는 '군부 실세'인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을 계속 경계할 것이라고도 예상했습니다.
정치 평론가인 야쉬완트 데쉬무크도 아직 상황이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며 국경 인근에서 밤사이 추가 교전이 벌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양국 집권 세력이 자신들의 지지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충돌을 일으켰다며 파할감 테러 이후 파키스탄을 향한 공격 조치를 요구한 인도 내 특정 세력이 이번 휴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알 수 없다고 짚었습니다.
데쉬무크는 "이 상황은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며 "양측 모두 스스로 승리를 선언하지 않고서는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SCMP는 파할감 테러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이 상대국에 서로 조치한 비자 취소, 영공 폐쇄, 무역 중단 등 제재도 곧바로 풀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인도가 파키스탄으로 향하는 인더스강 지류의 강물을 계속 차단하지는 않겠지만 일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최근 중단한 '인더스강 조약'의 효력을 곧바로 되살리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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