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프스에서 함께 조난당한 여자친구를 두고 혼자 하산해 숨지게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오스트리아 남성이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지방법원은 19일(현지시간) 피고인 37살 토마스 플람베르거의 중과실치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집행유예 5개월과 벌금 9,600유로(1,636만 원)를 선고했다고 ORF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피고인은 지난해 1월 18일 밤 오스트리아 알프스 최고봉인 그로스글로크너(3,798m) 정상 인근에서 함께 조난당한 여자친구 케르슈틴 구르트너(당시 33살)를 두고 구조 요청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혼자 내려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당일 밤 10시 50분쯤 사고 장소 상공에서 조명을 비춘 경찰 헬기에 피고인이 구조 신호를 보내지 않았고 이튿날 0시 35분쯤 경찰과 통화 역시 구조 요청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인은 새벽 2시쯤 하산을 시작해 새벽 3시 30분쯤 3,454m 지점 대피소에서 경찰에 전화해 자신과 여자친구를 구조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조난 당일 오후 4시 50분쯤 해가 졌고 기온이 영하 8도,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여자친구는 오전 10시쯤 동사한 채 발견됐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숙련된 등반가로서 등반 계획을 철저히 세우고 조난 상황에서 여자친구를 보호할 법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계획보다 2시간 늦게 출발했는데도 정상까지 등반을 강행한 점, 비박 침낭을 가져가고도 하산하면서 여자친구에게 덮어주지 않은 점 등이 과실로 지목됐습니다.
잘츠부르크 지역 요리사인 피고인은 자신이 훈련받은 산악 가이드가 아니라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면서 다흐슈타인(2,995m), 바츠만(2,713m) 등 알프스 고산을 함께 올라 여자친구의 등반 지식과 기술이 자기 못지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정상 부근에서 경찰과 통화한 뒤 구조 작업이 시작됐다고 확신했으며 여자친구가 먼저 내려가라고 소리쳐 자기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두 사람의 디지털 시계를 분석한 결과 경찰 헬기가 비행하기 전부터 체력 저하가 명백했다며 피고인이 구조 요청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당시 현장에 투입된 경찰관은 피고인이 통화에서 "헬기가 필요 없다. 전부 괜찮다"고 했다며 긴급전화가 아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2023년 그로스글로크너를 함께 등반한 피고인의 전 여자친구를 증인으로 세웠습니다.
그는 야간 등반 중 너무 느리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자신을 남겨두고 먼저 갔다며 "그게 함께 한 마지막 등반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산악구조대원이자 알프스 사건 전담인 노르베르트 호퍼 판사는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도 일부 장비 문제를 제외하고 검찰이 주장한 아홉 가지 과실 혐의를 대부분 기각했습니다.
그는 "당신을 살인자나 냉혈한으로 보지 않는다"며 피고인이 단순히 상황을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인에게 닥친 비극적 사고인지, 더 능숙한 등반가의 과실인지 다툰 이 재판은 언론의 커다란 관심을 끌었습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판결을 담담히 받아들였다면서도 판결과 별개로 여자친구를 잃고 언론이 사건을 속단해 이미 충분히 처벌받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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