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베트남 무역합의.."베트남산 상호관세 20%·미국산은 '무관세'"

작성 : 2025-07-03 06:16:59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책정한 '상호관세' 유예기간 만료를 앞두고 미국과 베트남이 무역 합의를 도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대화 후 베트남과 막 무역 합의를 했음을 발표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이는 우리 두 나라가 협력하는 위대한 합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합의 내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영토로 들어오는 모든 베트남산 상품에 대해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환적(제3국이 베트남을 경유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 상품에 대해서는 4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지난 4월 미국은 베트남에 대해 46%의 상호관세율을 책정했는데, 이번 합의를 통해 20%로 대폭 인하하기로 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대가로 베트남은 이전에 해본 적이 없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무역을 위한 그들 시장에 미국이 완전히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베트남은 미국에 그들의 시장을 개방할 것이며, 이는 우리가 베트남에 무관세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환적 상품'에 대한 40% 관세는 베트남을 경유해 미국으로 유입되는 중국산 제품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베트남에서 환적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원산지 세탁'을 해 왔는데, 그 루트를 차단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입니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베트남이 지식재산권 침해와 같은 '비관세 장벽' 문제도 다루기로 했으며, 가금류, 돼지고기, 소고기를 포함한 농산물과 불특정 공산품에 대해 우선적 시장 접근권을 미국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양국 공동성명 초안에는 베트남이 미국 기업 보잉의 항공기 50대를 80억 달러(약 11조 원)에 도입하기로 한 것과, 미국 농산물 29억 달러(약 3조 9천억 원) 상당을 구입하기로 한 양해각서(MOU)를 확인하는 내용도 들어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습니다.

관영 베트남뉴스통신(VNA)은 이날 럼 서기장이 양국 정상간 통화에서 베트남을 시장 경제로 조속히 인정하고 특정 첨단기술 제품의 베트남 수출 제한을 해제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럼 서기장은 향후 양국의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증진하기 위한 주요 조치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이를 위해 모든 직급에서 대표단 교류·접촉을 확대하고, 과학·첨단기술 등 핵심적인 혁신 영역을 비롯한 경제, 무역, 투자 분야에서 협력을 촉진하기로 했습니다.

또 럼 서기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며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베트남으로 초청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조만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VNA는 전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4월 상호관세 유예 이후 무역 상대국들과 진행 중인 협상에서 아시아 지역 국가와 포괄적인 합의를 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폴리티코는 미국과 베트남의 합의가 현재 미국과 협상 중인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상당한 의미를 내포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미-베트남 합의보다 불리한 내용의 합의를 아시아 다른 나라들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다는 의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특정 국가와의 교역에서 미국이 보고 있는 무역적자 규모와 해당 국가로부터의 수입액 등을 토대로 임의로 상호관세를 책정하고, 상호관세 유예 만료 시점(오는 8일)을 시한으로 삼아 각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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