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에 "최선의, 최종적인 협상안 올려달라"...관세협상 '중대 고비'

작성 : 2025-07-30 06:24:10 수정 : 2025-07-30 06:26:38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제시한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8월 1일)이 29일(현지시각)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정부가 막바지 무역협상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측이 "최선의, 최종적인 협상안을 테이블에 올려달라"고 한국 측에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양국의 무역 협상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미국으로 급히 파견했습니다.

구 부총리는 관세 시한 하루 전인 오는 31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만날 예정입니다.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 미국 출장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까지 경제·산업·통상 분야 최고위 당국자 3인방이 모두 워싱턴DC에 모여 미국과의 협상에 뛰어든 것입니다.

구 부총리는 미국 입국 직후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미국 현지에서 어떻게 해왔는지를 파악해서 총력 대응을 통해 좋은 성과가 있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세 차례 러트닉 장관을 만나 협상을 벌였던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이날도 고위급 협상단 중 유일하게 미국에 남아있는 러트닉 장관과 계속해서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0일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도 미국에 도착해 이튿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는 등 미국과의 전방위 협상 전에 나설 계획입니다.

한국 정부의 최우선 목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통보한 25%의 상호관세율을 최대한 낮추는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기존 관세율을 크게 낮춘 15%에 합의하면서 한국의 최소 협상 타결 기준은 15%가 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일본과 EU가 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미국에 자국 시장을 일정 부분 개방하고, 천문학적인 대미(對美) 투자 등을 약속한 점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면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러트닉 장관이 최근 한국 당국자에게 관세협상과 관련해 "최선의, 최종적인 무역협상안을 테이블에 올려달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한국으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전략일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미국이 한국 측의 대미 투자 계획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일본이 5,500억 달러, EU가 6천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만큼 '상호관세 15%'를 조건으로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대미 투자 규모를 늘리기 위해 '1천억 달러+α'를 확대하는 방안, 정책금융기관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 다양한 협상 카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협상 타결의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다만, 러트닉 장관이 한국 당국자와의 만남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협상 타결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됩니다.

구 부총리는 이날 그간 협상에 진전이 있었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미 상무부에 한국과 협력하면 미국도 아주 큰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는 걸 더 설명하고서 미국의 이해가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미 투자를 직접 실행할 한국 기업인들도 측면 지원을 위해 워싱턴DC로 모이고 있습니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이 최대 협상 지렛대로 활용 중인 '한미 조선 협력'과 관련,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한화 필리조선소를 인수·운영 중인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이 현재 워싱턴DC에서 미국 측 주요 인사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화그룹은 이번 한미 협상에 힘을 보태기 위해 필리조선소 추가 투자와 기술 이전, 인력 양성 등을 대미 투자 계획을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9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도 이날 워싱턴DC에 도착합니다.

이 회장은 미국의 주요 파트너사와 글로벌 비즈니스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신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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