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수업 거부로 유급 대상이 된 의대생 8천 명의 2학기 복귀를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또 2학기 복귀하는 본과 3·4학년생이 의사 국가시험(국시)을 치를 수 있도록 추가로 시험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윤석열 전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으로 지난해 2월부터 1년 반가량 파행 중인 의대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지만 수업을 거부한 의대생에게 과도한 특혜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25일 내놓은 '의대생 복귀 및 교육에 대한 정부 입장'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의 의대교육 정상화 관련 입장을 존중하고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총협은 전국 의대 학장들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논의 후 1학기 수업에 복귀하지 않아 유급 대상이 된 의대생 8천 명의 2학기 수업 복귀를 결정하고 정부에 이날 입장문을 전달했습니다.
다수 의대는 1년 단위로 학사 과정을 짠 '학년제'로 운영돼 현행 학칙대로면 유급 확정 시 2학기 복귀가 불가능합니다.
의총협은 교육부와 협의해 학칙을 '학년제'에서 '학기제'로 바꿔 유급 학생들이 2학기에 복귀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입니다.
의총협이 교육부에 전달한 입장문에 따르면 미복귀 의대생이 2학기부터 수업을 들을 경우 학년별로 구분해 교육하고 방학 등을 활용해 1학기 미이수 학점을 이수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예과와 본과 1, 2학년은 내년 3월 정상적으로 진급합니다.
임상실습 위주로 수업받는 본과 4학년은 내년 8월 졸업합니다.
의대생 복귀 방안의 최대 난제였던 본과 3학년 졸업 시점은 2027년 2월과 8월 중 대학 자율 선택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대학별로 임상실습 기간이 달라 2027년 2월 졸업하는 일부 대학 본과 3학년은 학칙이 정한 예과와 본과 6년 교육 연한보다 한 학기 줄여 졸업하게 되는 것입니다.
의총협은 "학사 운영이 원활하도록 정부와 대학은 함께 학사 운영 지침을 마련하고, 대학별로 학칙 등을 개정한다"며 정부에 재정 지원 등을 요청했습니다.
다만 의총협은 "올해 1학기 수업 불참자에 대한 학사행정처리는 각 대학교의 학칙에 따른다"고 해 이미 내려진 유급 처분은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의총협은 아울러 8월에 졸업하는 본과 3학년과 4학년에 한해 의사 국가시험 추가 실시를 정부에 요청했으며 정부는 "검토할 계획"이라며 사실상 받아들였습니다.
의총협은 1학기 학교에 복귀해 이미 교육받고 있는 학생들의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교육부는 의총협 건의에 대해 "의총협의 입장을 존중하며 개별 대학 학사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인정하고 필요한 행·재정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수용 방침을 확인했습니다.
이어 "대학이 관계 법령과 학칙이 정하는 범위에서 학사 운영에 관한 창의적인 방안을 마련한다면 이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유급생 2학기 복귀를 위한 주요 학칙 변경과 교육 연한 단축, 국시 추가 시행 등 대학 총장들의 건의를 정부가 수용하면서 특혜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7일 국회 전자 청원에 올라온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복귀 특혜 부여 반대에 관한 청원'에는 이날 오전까지 6만 4천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전남대 의대는 이번 결정에 따라 약 700명의 의대생이 2학기 수업에 복귀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강의실 증설과 실시간 원격 수업 등 교육 인프라를 마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선대 의대는 교육부의 지침 공문을 수신한 뒤, 대상 의대생들의 복귀 방안 등 구체적인 대응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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