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불가에 앉아있는 한 남성, 갑자기 불길이 점점 거세지기 시작합니다.
노숙하던 이 남성은 자신의 몸으로 불길이 옮겨붙자 어쩔 줄 몰라 합니다.
불길을 본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고 너 나 할 것 없이 진화에 나선 덕분에 불은 10분도 안 돼 모두 꺼졌습니다.
고우리 기자입니다.
【 기자 】
새벽시간 한적한 도로를 달리는 승용차 앞으로 시뻘건 불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싱크 : .
- "뭐야? 꺼줘야 하는 거 아냐?"
화염에 휩싸인 건 다름 아닌 사람.
남성이 어쩔 줄 몰라 당황하는 사이 바지에 붙은 불은 오히려 더 활활 타오릅니다.
아찔한 순간, 30살 김보건 씨는 급하게 차에서 내려 남성을 휘감은 화염과 맞섰습니다.
▶ 인터뷰 : 김보건 / 목격자
- "머릿속에 담요 생각 밖에 안 들었어요. 담요로라도 빨리 꺼야겠다 싶어서 여자친구와 담요를 차에서 찾아서 진화에 나섰죠"
주변을 지나던 다른 남성 한 명도 입고 있던 외투를 바닥에 던지며 불길을 잡습니다.
길을 가던 다른 시민들은 불씨가 되살아나지 않을까 발로 꾹꾹 누른 뒤돌아섭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나선 시민들 덕분에 불은 7분여 만에 모두 꺼졌습니다.
▶ 인터뷰 : 김보건 / 목격자
- "일단 무서운 생각은 안 들었어요. 빨리 사람 먼저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서 아무 생각 없었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몸에 불이 붙은 사람은 50살 노숙인이었는데 추위를 막기 위해 종이 상자에 불을 붙였다 옷가지에 번진 것으로 보입니다.
양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은 노숙인은 현재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광주 남구청은 남성의 주민등록이 오래전 말소돼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걸 확인하고 긴급의료급여를 지원해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kbc 고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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