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교사.."보호자 반복된 민원 시달려"

작성 : 2025-05-23 16:48:54
▲ 자료이미지 

제주의 한 중학교 교사가 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해당 교사가 학생 가족의 반복된 민원에 시달려왔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23일 제주도교육청과 유족 측에 따르면 지난 22일 새벽 0시 46분쯤 제주시의 한 중학교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던 40대 교사 A씨가 교내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씨의 배우자가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수색에 나선 경찰이 학교 안에서 숨져있던 A씨를 발견했습니다.

교무실에 남겨진 유서에는 "학생 가족과의 갈등으로 힘들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부터 등교하지 않거나 일탈을 반복한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해당 학생의 가족으로부터 지속적인 항의와 민원에 시달렸습니다.

유족 측은 "학생이 'A 교사 때문에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말한 뒤, 학생 가족은 남편에게 '아동 학대'에 준하는 표현을 쓰며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전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족이 공개한 A씨의 통화 기록에는 하루 10차례 가까이 걸려 온 전화가 확인됐습니다.

이 학생의 보호자는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에도 '언어폭력' 민원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족 측은 "A씨가 학생에게 결석 사유를 증명할 진단서를 요청했고, 무단결석 처리도 하지 않으려 했다"며 "끝까지 책임을 다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A씨는 스트레스로 지난 19일 학교 측에 병가를 요청했으나, 학생 가족이 학교를 찾아오겠다고 해 이를 미뤘습니다.

하지만 해당 가족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A씨는 끝내 병가도 내지 못한 채 숨졌습니다.

유족은 20년 가까이 교직에 몸담은 A씨가 평소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웠던 교사였다고 전했습니다.

유족은 "어린 자녀들이 감당해야 할 상처가 너무 크다"며 "고인의 억울함을 풀 수 있도록 교육청과 경찰이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제주도교육청은 이날 도교육청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조문을 받고 있습니다.

분향소는 주말까지 운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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