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KBC 광주방송 서울광역방송센터가 위치한 '파크원'의 도로명 주소입니다. 정치권 돌아가는 얘기, 세상 돌아가는 얘기, 이에 대한 느낌과 단상을 진솔하고 가감 없이 전하고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 생후 20개월 딸 굶겨서 사망...검찰, 아동학대살해 혐의 29살 친모 구속기소생후 20개월 된 딸을 방치해 굶겨 죽인 29살 친엄마가 구속기소 됐습니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와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29세 여성 A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30일 밝혔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생후 20개월 난 딸에게 우유나 이유식 같은 생존에 필요한 영양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입니다.
◇ 영양결핍, 탈수...사망 당시 몸무게 4.7kg, 20개월 여아 평균체중 절반도 안 돼숨진 20개월 여아는 지난 4일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 몸무게가 4.7㎏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20개월 여아 평균체중이 10.4㎏ 정도 된다고 하는데,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몸무게입니다.
영양결핍과 탈수로, 말 그대로 몸이 반쪽이 돼서 굶어 죽은 겁니다. 말도 못 하고 얼마나 배가 고프고 본능적으로 무서웠을까요. 겨우 20개월인데.
숨진 아이는 둘째 딸인데, 조사 결과 A씨는 평소 둘째 딸을 낳은 것을 후회하며 아이를 키우고 기르는 걸 귀찮게 여겼다고 합니다.
특히, 사망 직전인 2월 28일부터 숨진 채 발견된 3월 4일까지 닷새 동안 총 120시간 가운데 92시간가량 아이를 집 안에 홀로 둔 채 놀이공원 등으로 외출을 나갔다고 합니다.
◇ 아이는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놀이공원...120시간 중 92시간 아이 놔두고 '외출'아이가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놀이공원...
초등학생 첫째 딸이라고 온전한 보살핌을 받았을 건 아닙니다.
A씨의 집은 애완동물의 배설물과 생활쓰레기, 담배꽁초, 오염된 식기류 등등. 변기엔 배설물이 그대로 묻은 채 방치돼 있고. 집 환경이, 한마디로, 차마 눈 뜨고 못 몰 목불인견(目不忍見)이었다고 합니다.
'뭐가 좀 이상하다'는 친척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지난 4일 저녁 8시쯤 20개월 둘째 딸이 숨진 걸 발견하고 인천 남동구 A씨 자택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이 사건은 당초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송치했는데, 검찰은 집 안에 있던 홈캠 영상 재분석과 첫째 딸에 대한 참고인 조사, 통합심리분석 등 보완수사를 거쳐 혐의를 아동학대치사에서 아동학대살해로 변경해 기소했습니다.
◇ 검찰, 살인의 고의 인정...아동학대치사에서 아동학대살해로 혐의 변경해 기소

치사와 살해, 이렇게 하면 얘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 죽겠구나. '살인의 고의'를 인정해 적용 혐의를 바꾼 겁니다.
하루하루 말라 죽어가는 동생을 보는 초등학생 언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나도 굶어 죽는 건 아닌가, 무조건 엄마 말 잘 들어야지, 그런 생각을 했을까요.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앞서 A씨는 지난 7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변경 전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습니다.
포승줄에 묶여 호송 경찰들이 팔짱을 낀 채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법원에 나온 A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인정하느냐", "아기가 숨진 사실을 알고도 방치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 20대 초반에 첫 출산, 남편 없이 두 딸과 생활..."아기에게 미안"다만, "아기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짧게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남편 없이 혼자 두 딸과 생활해 왔다고 합니다.
첫째 딸이 초등학생이라고 하니 최소한 7살은 넘었을 겁니다. A씨가 29살이라고 하니 20대 초반에 아이를 낳았을 겁니다.
처음에 만났을 땐 서로 좋아 죽었을 거고 그러니 관계도 맺고 딸도 낳고 했을 겁니다. 둘째 딸까지 낳은 걸 보면 어찌 됐든 첫째 딸 출산 이후에도 관계가 이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남녀 사이의 일, 둘 사이의 일이야 본인들만 아는 것, 언제 어떻게 남편이 A씨를 떠났는지,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으나, 사는 게 순탄하진 않았을 거라 짐작합니다.
A씨는 별다른 수입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기초생활보장 수급과 한부모 가구로 매달 생계급여와 아동수당 등 300만 원 넘는 지원금을 받았다고 합니다.
◇ 생계급여·아동수당 등 월 300만 원 넘는 돈 수령...강아지 4마리, 고양이 1마리도 길러300만 원, 남의 일이라고 쉽게 말할 순 없겠지만, 아이 분유나 우유 사줄 돈이 없어서 굶어 죽을 만큼은 아니지 않았나 싶습니다. 푸드뱅크 같은 것도 타 갔다고 하고. TV 화면을 통해 본 A씨도 전혀 마른 것 같지 않고.
A씨는 집에서 강아지 4마리와 고양이 1마리, 도합 5마리도 '길렀다'고 합니다.
인천 남동구청에 따르면 4일 A씨가 긴급체포된 뒤 나중에 구청에서 다시 A씨 집에 가보니 강아지 두 마리가 죽어있었다고 합니다.
죽은 지 오래되지 않아 심하게 부패된 상태는 아니었다고 하는데, A씨가 체포되기 전에 죽은 건지, 체포된 뒤에 죽은 건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20개월 딸아이 밥은 안 챙겨주면서 강아지나 고양이 먹이는 꼬박꼬박 챙겨줬다면, 이유가 무엇이든, 그건 그것대로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일입니다.
딸도 먹을 것 안 챙겨서 굶겨 죽이는 판에 강아지나 고양이가 뭔 대수,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들도 제때 밥을 안 주고 굶겼다면, 그건 그것대로 또 죄를 짓는 일일 것입니다.
죄를 짓는 사람들이 가는 곳, 지옥. 불교에 '무간지옥'(無間地獄)이라는 지옥이 있습니다.
◇ 끊임없는 고통, 무간지옥...자식을 굶겨 죽인 엄마, 그 죗값을 어떻게...

'열반경' 등에 나오는데, 8개의 펄펄 끓는 팔열지옥(八熱地獄) 가운데서도 제일 밑바닥에 있는 지옥입니다.
무간(無間) 없을 무(無), 사이 간(間). '무간'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그곳에서 받는 고통이 사이 없이, 간극(間隙) 없이, 끝없이 필설로 형언할 수 없는 처절한 고통이 계속되기 때문에 '무간지옥'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흔히 '아비규환'(阿鼻叫喚)이라고 하는데, 끊임없이 고통의 비명을 질러대는 '규환지옥'(叫喚地獄)이 팔열지옥의 네 번째 지옥이고. 팔열지옥의 8번째, 맨 밑바닥 지옥, 무간지옥이 바로 '아비지옥'(阿鼻地獄)입니다.
코 비(鼻) 자를 쓰는 아비지옥은 달리 뜻이 있는 게 아니라 산스크리트어 '아비치'(Avīci)의 음역입니다. 아비지옥이 산스크리트어의 음을 따온 것이라면 무간지옥은 그 뜻을 따온 말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진 양조위와 유덕화가 나오는 2000년대 초에 제작된 홍콩 느와르 영화 무간도(無間道). 이 무간도가 바로 무간지옥에 이르는 길입니다.
불경에 따르면, 이 무간지옥은 5역죄를 범한 사람들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5역죄는 살부(殺父), 아버지를 죽이는 것. 살모(殺母), 어머니를 죽이는 것. 살아라한(殺阿羅漢), 수행 깊은 아라한을 죽이는 것 등 다섯 가지 죄입니다.
이 5역죄에도 자식을 죽이는 죄는 없습니다. 그 죄가 아비나 어미를 죽이는 것에 비해 결코 가볍지가 않아서가 아니라. 세상에 부모가 제 자식을 제 손으로 죽이는 죄를 범하는 걸 생각하지도, 상정하지도 않아서 아닐까 저는 생각합니다.
다시 A씨로 얘기로 돌아오면, 인천지검은 "피고인에게 죄질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20개월 짧은 삶, 채 봉우리도 피우지 못하고...더 촘촘한 사회안전망 고민 필요이제 겨우 20개월 된 딸을 굶겨 죽인 엄마. 무간지옥보다 더한 지옥에 이르는 무간도를 스스로 놓은 엄마. 세속의 처벌을 떠나서 그 죄를 어찌 다 감당할까요.
낳는다고 저절로 다 부모가 되는 건 아닙니다.
집 안에서 20개월 딸을 굶겨 죽인 걸 사회나 국가가 어떻게 알고 막을 수가 있나, 어떻게 보면 불가항력 아니냐는 생각도 한편으론 들긴 드는데.
정말 이런 비극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래도 뭐라도 고민을 더 해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채 봉우리도 못 피우고 20개월 짧은 삶을 살다 떠난 아이의 명복을 빕니다.
검찰은 "초등학생 첫째 딸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피해자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 정말 남은 아이라도 사회나 국가가 잘 보살펴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유재광의 여의대로 108'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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