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몸 녹이려다 불길 휩싸인 노숙자"..시민 도움으로 목숨 구해

작성 : 2020-12-16 21:17:36

【 앵커멘트 】
불가에 앉아있는 한 남성, 갑자기 불길이 점점 거세지기 시작합니다.

노숙하던 이 남성은 자신의 몸으로 불길이 옮겨붙자 어쩔 줄 몰라 합니다.

불길을 본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고 너 나 할 것 없이 진화에 나선 덕분에 불은 10분도 안 돼 모두 꺼졌습니다.

고우리 기자입니다.

【 기자 】
새벽시간 한적한 도로를 달리는 승용차 앞으로 시뻘건 불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싱크 : .
- "뭐야? 꺼줘야 하는 거 아냐?"

화염에 휩싸인 건 다름 아닌 사람.

남성이 어쩔 줄 몰라 당황하는 사이 바지에 붙은 불은 오히려 더 활활 타오릅니다.

아찔한 순간, 30살 김보건 씨는 급하게 차에서 내려 남성을 휘감은 화염과 맞섰습니다.

▶ 인터뷰 : 김보건 / 목격자
- "머릿속에 담요 생각 밖에 안 들었어요. 담요로라도 빨리 꺼야겠다 싶어서 여자친구와 담요를 (차에서) 찾아서 (진화에 나섰죠)"

주변을 지나던 다른 남성 한 명도 입고 있던 외투를 바닥에 던지며 불길을 잡습니다.

길을 가던 다른 시민들은 불씨가 되살아나지 않을까 발로 꾹꾹 누른 뒤돌아섭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나선 시민들 덕분에 불은 7분여 만에 모두 꺼졌습니다.

▶ 인터뷰 : 김보건 / 목격자
- "일단 무서운 생각은 안 들었어요. 빨리 사람 먼저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서 아무 생각 없었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몸에 불이 붙은 사람은 50살 노숙인이었는데 추위를 막기 위해 종이 상자에 불을 붙였다 옷가지에 번진 것으로 보입니다.

양쪽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은 노숙인은 현재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광주 남구청은 남성의 주민등록이 오래전 말소돼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걸 확인하고 긴급의료급여를 지원해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kbc 고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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