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수방사령관 부관 "尹 통화서 두 번, 세 번 계엄하면 된다고 들어"

작성 : 2025-05-12 20:42:40 수정 : 2025-05-13 00:18:57
▲ 법정 향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계엄 당시 국회에 출동한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의 부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에 출석해 윤 전 대통령이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더라도 두 번, 세 번 계엄하면 된다"고 말하는 내용을 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오상배 전 수방사령관 부관(대위)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세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과 이 전 사령관 간 네 차례 통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국회 앞에 출동해 이 전 사령관과 같은 차 내에 부관으로서 함께 대기 중이던 오 대위는 대통령으로부터 첫 전화가 왔을 당시 군용 비화폰에 '대통령님'이라고 떠서 이 전 사령관에게 건넸다며, 스피커폰은 아니었지만 윤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오 대위는 첫 번째 통화에 대해 "이 전 사령관이 '다 막혀 있는데 총을 들고 담 넘어서 들어가라고 했다'는 취지로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통화에서는 이 전 사령관이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 들어가고 있다'고 말하자 윤 전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와라'고 했다고 오 대위는 증언했습니다.

이 전 사령관이 세 번째 통화에서도 사람이 많아 접근이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자 윤 전 대통령은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취지로 말했으며, 이 전 사령관이 충격을 받은 듯 대답을 하지 않자 대통령이 대답을 강요하듯 '어, 어'라고 말했다고도 했습니다.

오 대위는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통과 뒤 이뤄진 네 번째 통화에선 "'지금 의결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190명이 나왔는지는 확인도 안 되는 거니까 계속해라'는 취지였다"며 "(계엄) 선포하기 전에 병력을 미리 움직여야 한다고 했는데 다들 반대를 해서 일이 뜻대로 안 풀렸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결의안이 통과됐다고 해도 두 번, 세 번 계엄하면 되니까' 하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에 대해 오 전 부관이 직접 통화한 게 아니라 이 전 사령관의 통화를 1m가량 옆에서 들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구체적 증언 내용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오 대위에게 "청력이 남들보다 뛰어난 건 아니죠"라거나 "수시로 전화가 걸려 오는 상황에서 디테일하게 기억하는 게 가능하느냐"고 물었고 오 대위는 "가능하기 때문에 진술했다"고 답했습니다.

이 전 사령관과 나머지 통화 상대방의 목소리는 구분하지 못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자, 오 대위는 "대통령이 전화할 때는 이 전 사령관이 잘 듣기 위해 소리를 키운 상태로 듣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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