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가 '2025 몽골-한국 수교 35주년 해'를 기념해 울란바토르 비엔날레에 명예 초대작가로 참여했습니다.
8일부터 시작한 전시는 오는 20일까지 몽골 울란바토르 중심부에 위치한 칭기즈칸 국립박물관 8·9층에서 선보입니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울란바토르 비엔날레는 "지평선 너머, 달 아래에서(ON THE HORIZON, UNDER THE MOON)"를 주제로, 장소와 고향, 문명에 대한 성찰을 국내외 작가들과 함께 나누는 장입니다.
이번 주제는 몽골 시인이 고비 사막과 어머니에게 바친 시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습니다.
이이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신작 3점과 대표작 6점을 포함해 모두 10점을 선보였습니다.
'찬란한 빛의 고고학'이라는 주제로 전통과 미래, 자연과 문명, 동양과 서양이 하나의 빛으로 연결된다는 철학을 담았습니다.

대표작 <한몽의 빛>은 한국과 몽골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해와 달을 바라보지만, 결국 같은 빛으로 이어진다는 상징적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작가는 고향의 노을빛과 달빛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아시아 산수와 고향을 주제로 한 시의 정서를 작품에 녹여냈습니다.

<상상된 경계들-상상의 지평선 넘어>는 동아시아 고전회화 5점을 디지털 병풍으로 재구성한 작업입니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초월적 세계관 속에서 한국과 몽골의 문화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표현합니다.
물아일여의 동양적 미학을 바탕으로 문명과 인류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모습을 구현했습니다.
9층 전시 공간에는 <포탄>을 매개로 한 작품이 설치됐습니다.
이 작업은 폭력의 상징을 문화적 요소로 변환하면서, 소통과 공존이라는 주제를 시각화했습니다.
8층에는
천을 비추며 겹겹이 펼쳐지는 대나무 숲을 지나면, 웅장한 산수의 영상 무대가 펼쳐집니다.
작가의 고향 전남 담양의 대나무 숲과 병풍산을 기반으로, 전통 묵죽도 영상에 색을 입히고, 『해산도첩』 속 자연 풍경을 애니메이션으로 재해석해 공간 전체를 감싸는 몰입형 설치로 완성했습니다.
이 작업은 한국과 몽골의 다양한 풍경을 조화시켜, 관람객들이 각자의 고향을 떠올릴 수 있는 감성적 무대를 제공합니다.

이이남 작가는 "해와 달이 서로 다른 곳에서 떠오르지만 결국 같은 빛으로 이어진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며, "이번 울란바토르 비엔날레가 한국과 몽골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연결해 가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전통과 첨단 기술이 융합된 미디어아트를 통해 한국의 예술 정체성과 동양적 세계관을 몽골에 소개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라고 덧붙였습니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칭기즈칸 국립박물관은 2022년 10월 개관한 몽골의 대표적인 현대식 역사문화기관으로, 약 2만여 점의 유물과 전시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박물관은 AR 시스템과 인터랙티브 전시를 통해 몽골의 역사와 문화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으며,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몽골 유산을 알리는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이남 작가는 조선대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순수미술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연세대학교 영상예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중국, 미국, 독일, 러시아, 스페인, 인도, 프랑스 등지에서 활발하게 미디어아트를 선보여왔습니다.
최근에는 일본 오사카 엑스포 기간 중 한복 패션쇼와 미디어아트를 접목한 작업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현재 이탈리아 콜로세움 미디어파사드 전시와 스위스 VOLTA 아트페어 참여를 앞두고 있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