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피싱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넘겨받아 범죄 조직에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은 지난달 23일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 A씨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A씨는 지난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자 5명으로부터 약 1억 8,000만 원을 전달받고 이를 관련 조직원들에게 건넨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은 A씨가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수거책 역할을 담당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A씨는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린 이력서를 보고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신탁회사 관계자를 사칭하며 접근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또 해당 신탁회사의 경우 인터넷에서도 쉽게 검색돼 범죄임을 의심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A씨는 현금 전달 업무를 수행하던 중 수상함을 느꼈고, 이에 곧바로 수사기관을 찾아 자수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재판부는 "별다른 소통 없이 상당한 액수를 건네받는 등 거래 방식이 통상적인 형태로 보기 어려워 범행임을 알면서 수거책으로 활동했다는 의심은 든다"면서도 "피고인이 받은 금액도 약 200만 원으로 지나치게 큰 금원이라 볼 수 없고, 범죄가 의심되자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거절하기도 했다. 사기 범행에 가담하는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다면 자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A씨를 대리한 법무법인 대륜 곽민섭 변호사는 "A씨는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을 교부받는 과정에서 본명을 말했고, 교통비나 식비도 자신 명의의 카드를 사용해 해결했다"며 "사기의 의도가 없었기에 신원을 가리는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 재판부도 이를 인정해 죄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