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에서 사제 총기로 아들의 가슴 부위에 총알 2발을 쏴 살해하고 서울 자택에 인화성 물질과 발화 타이머를 설치한 60대 남성이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22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62살 A씨는 이날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유치장에 입감된 A씨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싫다"면서도 별다른 불출석 사유는 경찰에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아람 인천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A씨가 불출석하더라도 예정대로 이날 오후 2시에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9시 31분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모 아파트 꼭대기 층인 33층 집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아들 33살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범행 당일은 A씨의 생일로 아들 B씨가 잔치를 열었고 B씨와 며느리, 손주 2명, 지인 등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범행에 사용된 사제 총기는 파이프 형태로 만들어졌으며, 쇠구슬 여러 개가 들어 있는 '산탄'총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산탄은 내부에 여러 개의 조그만 탄환이 들어있어 발사 시 한꺼번에 다수 탄환이 발사되는 총알을 말합니다.
A씨는 총 3발을 발사했으며 이 중 2발을 피해자를 향해 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밖에도 A씨의 차량에선 범행에 사용한 총기 외에도 총열로 사용하는 쇠파이프 11개가 발견됐으며, 이번 사건에 사용한 산탄 80여개를 추가로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집에서는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통, 우유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가 발견됐으며, 전날인 21일 정오에 불이 붙도록 타이머 설정이 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정오엔 사람이 적을 것 같아서 그 시간에 폭발되도록 그랬다"며 "유튜브에서 총기 제작법을 배웠고 탄환은 20년 전에 구매한 뒤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과학 수사를 통해 사건의 전모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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