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긴급재정명령' 카드에 정치권 격돌..."비상 대응" vs "경제 계엄령"

작성 : 2026-03-31 17:39:24
유가 135달러 전망에 대통령 '전격 검토'
1993년 금융실명제 이후 33년 만의 부활?
▲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는 격돌했고, 국민들은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 최선 다해달라...긴급재정경제명령도 검토"

이 대통령은 31일 국무회의에서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경제 위기를 경고하며, 필요시 헌법상 '긴급재정경제명령' 발동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OECD가 2분기 유가를 135달러로 전망하며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점을 언급하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치밀한 비상 대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수급 불안에 대해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을 주문하며, 기존의 관행이나 통상적 절차에 얽매이지 말고 정부가 가진 권한을 최대치로 발휘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1993년 금융실명제 이후 사실상 사문화됐던 긴급재정명령 카드까지 언급한 것은 현재의 고유가와 물가 상황을 그만큼 엄중한 국가 비상사태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됩니다.
"긴급재정명령은 헌법상 대통령 권한...비상시 발동"
▲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총리가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재경부의 중동전쟁 관련 비상국정운영 및 대응현황 보고를 청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긴급재정경제명령은 국가에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가 발생해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 대통령이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처분을 내리거나 명령을 발할 수 있는 헌법상 권한입니다.

헌법 제76조에 근거한 이 제도는 국가의 안전보장이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함에도 법 제정 절차를 거칠 시간적 여유가 없는 비상상황에서 발동됩니다.

일반적인 입법 과정을 생략하고 대통령의 결단으로 즉각 시행된다는 점에서 매우 강력한 국가긴급권 중 하나로 분류됩니다.

이 명령이 발동되면 대통령은 지체 없이 국회에 보고해 승인을 얻어야 합니다.

만약 국회의 승인을 얻지 못한 때에는 그 명령은 그때부터 효력을 상실하며, 해당 명령으로 인해 폐지되었던 기존 법률은 자동으로 효력을 회복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역사적 사례로는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이 전격 단행한 '금융실명제'가 있습니다.

당시 금융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국회 논의 없이 긴급 명령으로 시행됐으며, 이후 사후 승인을 통해 법적 정당성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발동 시 원자재 수급 관리나 가격 통제 등에서 정부가 유례없이 강력하고 신속한 행정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기존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대안을 내놓도록 독려 차원"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 언급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강 대변인은 "해당 권한이 헌법상 대통령의 고유 권한"임을 재확인하면서도, "발언의 본질은 관료들이 기존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적극적이며 자율적인 대안을 내놓도록 독려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긴급재정명령은 비상한 대응을 위해 마련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 중 하나의 예시라는 설명입니다.

이는 수입 규제 심사 절차 완화 등 실무적인 규제 혁파를 포함해, 공직 사회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위기 해결에 총력을 다해달라는 대통령의 강력한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국힘 "초법적 경제 계엄령...국민 옭어매는 수단" 강력 반발
▲ 정부가 유류비 절감을 위한 '석유 최고가격제'를 뒷받침하고 나프타(납사) 수급 위기에 대응하는 재원으로 5조원을 배정했다. [연합뉴스]

정부의 긴급재정경제명령 검토 시사에 대해 야당인 국민의힘은 '초법적 경제 계엄령'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외국인이 하루에만 3조 8,000억 원 넘게 주식을 파는 등 증시 폭락 상황을 언급하며 "현금 살포식 추경과 긴급명령은 경제를 살리는 대신 국민을 옭아매는 수단이 될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 또한 "지금은 긴급명령을 발동할 비상상황이 아니"라며 정부의 대응을 질타했습니다.

야당은 역사상 긴급재정명령이 정치적 목적이나 선심성 예산 살포에 이용된 적이 없음을 강조하며, 단기 처방 대신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근본적인 정책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이로써 고유가와 환율 위기 타개를 위해 강력한 행정권을 행사하려는 정부와 이를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한 야권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민주당 "국민 속사정 모르는 어깃장...위기 극복 나서야"

더불어민주당은 31일 이재명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 검토 시사를 적극 옹호하며, 이를 비판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국민의 타들어 가는 속사정을 모르는 어깃장"이라고 일갈했습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결정이 중동 전쟁으로 인한 수급 불안에 대응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25조 원 규모의 '전쟁 추경'을 반대해온 야당이 오히려 당략을 앞세워 국민에 대한 도리를 저버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은 긴급명령 발동 시 재정 지출과 가격 통제 등 즉각적인 행정력 행사가 가능하며, 사후 국회 승인 절차라는 헌법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만큼 '초법적'이라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야권의 협조를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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