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김건희 사저 등 압수수색..검찰, 다음 권력에 줄서기?

건국 이래 최초로 전 대통령 사저 압수수색, 망신주기, 현대판 마녀사냥.
검찰이 어제(30일)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한 6천만 원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수수 의혹 등 관련해 김건희씨 집 등을 압수수색 하자 김건희씨 쪽에서 나온 반응입니다.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 대상엔 윤석열 전 대통령 김건희씨 부부의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와 김건희씨가 운영한 코바나콘텐츠 사무실, 김건희씨 수행비서 2명의 자택도 포함됐습니다.
압수수색 영장엔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하여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선물을 제공하였다"는 내용을 적시했습니다.
영장의 '공직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말합니다. 김건희씨는 이번 압수수색 영장엔 일단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으로 적혀 있습니다.
6시간 40분 동안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압수수색에서 검찰은, 안 지워지고 뭐가 얼마나 남아있을진 모르겠지만, 김건희씨 휴대폰도 압수해 갔습니다.
전직 대통령과 전 영부인이 사는 집을, 피의자도 아닌 '참고인'이라면서, 6시간 넘게 털어간 게 압수수색 당한 쪽에선 상당히 화가 났던 모양입니다.
김건희씨 측은 압수수색 당일 저녁 앞서 언급한 '망신주기, 현대판 마녀사냥'이라는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대한 변호인 입장문> 이라는 걸 내놨습니다.
무슨 생각인지, 가감 없이 전달하기 위해 전문을 게재합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尹-김건희 망신주기, 현대판 마녀사냥"..강력 반발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대한 변호인 입장문>
과거 노무현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등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으나 대통령 사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된 적은 없다.
김건희 여사는 피의자 신분이 아닌 참고인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오늘 건국 이래 최초로 전 대통령 사저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였다.
과연 이와 같은 압수수색 영장이 순수한 수사 목적의 압수수색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검찰의 '줄서기' 또는 전직 대통령 및 영부인에 대한 '망신주기' 아닌가?
또한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은 조악하기 그지없다. 『피의자들이 2022.4. ~ 8.경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하여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선물을 제공하였다』가 전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사실에 비해 영장에 기재된 압수할 물건은 거의 백화점 수준으로 포괄적이다. 이와 같은 영장은 최근에 본 적이 없고, 이런 영장이 발부된 것 자체가 의문이다.
진짜 정치적 목적 없이 공정한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인지 현대판 '마녀사냥'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공정한 수사 및 공정한 법 집행을 바랄 뿐이다.
눈에 띄는 부분들은 굵은 글씨로 강조를 좀 했습니다.
건국 이래 최초, 검찰의 줄서기, 전직 대통령 및 영부인에 대한 망신주기, 영장이 발부된 것 자체가 의문, 현대판 마녀사냥, 공정한 수사 및 공정한 법 집행을 바랄 뿐.
요약하면. 검찰이 '다음 대통령'에 줄서기를 하기 위해 윤석열-김건희 부부에 대한 망신주기 마녀사냥을 하고 있고 법원도 거기에 동조하고 있다. 뭐 이 정도 아닌가 합니다.
◇돈안지유돈(豚眼只有豚) 돼지 눈엔 돼지만..검찰과 국가, 총체적 비극

돈안지유돈(豚眼只有豚) 불안지유불(佛眼只有佛).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무학대사의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줄서기'라니.
그동안 검찰 수사를 어떻게 이용하고 활용해 왔으면 검찰 압수수색에 대해 '줄서기', '망신주기', '마녀사냥' 이런 말을 그냥 숨 쉬듯 자연스럽게 하는 건가 하는 개탄과 허망함 비슷한 게 드는 걸 어쩔 수 없습니다.
그것도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지낸 사람과 그 부인 쪽 언필칭 '법조인'들이 말입니다.
본인들은 그동안 줄 잘 서 출세하기 위해 수사하고 기소해 왔다는 건지.
사실이라면 비극이고. 사실이 아닌데 저렇게 말한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비극이고. 저런 사람들이. 총체적 비극입니다.
'마녀사냥' 얘기가 나와서. '호모 사케르'(Homo Sacer)라는 라틴어 표현이 있습니다. '신성한 인간'이라는 뜻인데, 실제 의미는 거의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일단 호모 사케르는 고대 로마법에서, 누구나 죽여도 되는, 죽여도 살인의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존재나 대상을 의미합니다. 동시에 죽여도 제물로 바쳐질 수 없는 존재를 가리킵니다.
◇호모 사케르(Homo Sacer), 누구나 죽여도 되는 더러운 존재누구나 죽여도 되지만, 죽어도 제물은 될 수 없는 존재.
말이 좀 어려운데. 쉽게 얘기하면,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아주 하찮고 부정(不淨)한 존재입니다.
원래부터 하찮았다기보다는 하찮음을 부여받은 존재입니다.
이것도 말이 좀 어려운데. 가령 예를 들자면, 고대 로마법에 따르면 자유로운 시민이 '맹세'를 어기거나 상인이나 후원자가 고객을 속이면 호모 사케르의 지위를 부여받게 됩니다.
공동체의 질서와 사회적 믿음을 배반한 자에게 한마디로 '사회적 죽음'을 선고하는 겁니다.
쉽게 말해, 공동체의 가치와 질서, 체계 같은 걸 유지하기 위해 이를 흔들거나 반하는 특정한 행위나 사람을 공동체 바깥으로 쫓아내 사회적 물리적으로 폐기하는 걸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공동체 바깥으로 튕겨져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당연히, 이들을 쫓아내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쫓아내는 자와 쫓겨나는 자,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 이 지점에서 호모 사케르는 '권력'의 문제가 됩니다.
권력은 행사해야 유지가 되고 행사할수록 더 강고해집니다.
◇마녀사냥, 호모 사케르 권력 행사..권력, '희생양' 필요그런 호모 사케르 권력 행사의 극단적이고 대표적 사례가 중세 '마녀사냥' 아닐까 합니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도 그렇습니다. 차별과 배제. 희생양.
'희생양' 연구 관련해 프랑스 출신으로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를 지낸 르네 지라르(Rene Noel Theophile Girard)라는 철학자가 있습니다.
1982년에 펴내 현대적 고전이 된 <희생양>(Le Bouc emissaire)에서 르네 지라르는 모든 사회, 모든 국가의 역사는 '희생양의 역사'라고 규정합니다.
그리고 이 '사회적 희생양'이나 '호모 사케르' 개념을 권력과 폭력, 삶과 생명, 법과 인권 등 현대의 문제들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으로 더 발전시킨 조르지오 아감벤(Giorgio Agamben)이라는 이탈리아 철학자가 있습니다.
1995년 펴낸 '주권 권력과 신성한 인간, 벌거벗은 생명'이라는 부제를 붙인 저서 <호모 사케르>에서 조르지오 아감벤은 "권력은 항상 '희생'을 통해 '신성한 인간=벌거벗은 생명'을 만들어 낸다"고 설파했습니다.
일종의 희생양을 만들어 내는 것. 만들어 내고 싶은 것. 이를 통한 '우리'의 안전과 보존, 권력 확인과 유지, 확대 재생산. 어떻게 보면 그게 인간의 본성이자, 사회와 권력의 속성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조르지오 아감벤은 호모 사케르를 만들어 내는 구조나 장치들에 대한 저항을 강조하기 위해 이 개념과 패러다임을 차용해 왔습니다.
'권력은 도처에 있지만 동시에 저항도 도처에 있을 것'이라는 미셸 푸코나 안토니오 그람시의 이른바 '진지전' 개념의 연장선에서 벌거벗은 인간, 호모 사케르를 생산해 내는 사회적 '장치'들에 순응하지 말고 거꾸로 가지고 놀거나 저항할 것을 아감벤은 주문합니다.
김건희씨 변호인이 언급한 '마녀사냥'에서 시작된 얘기가 '호모 사케르'로 이어지면서 좀 길고 어렵게 번졌습니다.
요는 '줄서기'든 '망신주기'든 '마녀사냥'이든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향한 검찰의 본격 '사냥'이 시작된 것 같다는 겁니다.
김건희씨 검찰 소환조사가 임박했다는 얘기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마녀사냥인가 법의 심판인가..검찰, 김건희 수사 본격화

김건희씨 변호인들 말마따나 검찰이 '줄서기'를 위해서 저러는 거라면 줄을 서려는 쪽이 만족할 때까지 더욱 독하게 나올 것이고. '망신주기'와 '마녀사냥'도 마찬가지 아닐까 합니다.
'줄서기'니 '마녀사냥'이니 이미 들을 말 들었고, 변호인 말대로 '건국 이래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사는 집까지 턴 마당에, 뽑은 칼을 도로 칼집에 집어놓고 후퇴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뭐라도 나올 때까지,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털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륙. 멀리 갈 것도 없이 조국 정경심 조민 일가가 어떻게 당했는지, 이재명 김혜경 부부가 어떻게 털렸는지 다 봤고. 검찰이 어떤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가장 잘 알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도 여기저기서 되돌아오는 것 같고.
그리고 무엇보다 전 영부인 김건희씨.
"내가 정권 잡으면 (거기는) 완전히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권력이란 게 잡으면 수사기관이 알아서 입건하고 수사한다. 권력이 그래서 무섭다."
김건희씨가 대선 전에 했다는 말입니다.
권력의 속성과 본질을, 무서움을. 이미 권력이 되기 전부터 김건희씨가 제일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건국 이래 최초' 논란과 의혹의 영부인..'벌거벗은 호모 사케르' 되나

거기에. 어제 압수수색에 대해 김건희씨 변호인들을 건국 이래 최초로 전 대통령 사저 압수수색, 망신주기, 마녀사냥이라고 핏대를 잔뜩 세웠는데.
그런 생각도 듭니다. 사적으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부터 공적으론 영부인의 공천개입,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등.
이에 대한 수사와 특검을 번번이 좌초, 무력화시켰던 어떤 초월적 힘과 권력의 작용.
관련해서 무슨 'VO(브이제로), 윤석열 위에 김건희' 이런 여러 논란과 의혹, 뒷말들을 한 몸에 받았던 영부인이 '건국 이래' 또 누가 있었던가. '최초' 아닌가 싶습니다.
압수수색도 수사도. 최초엔 최초로.
그래서. 권력 가림막과 힘이 다 벗겨지고 날아간 지금. 조르지오 아감벤의 표현에 따르면 김건희씨도 그 뒷배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도.
'벌거벗은 호모 사케르'가 되는 걸 각오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각오하는 게 좋지 않나 싶습니다.
해가 쨍쨍한 날의 그림자는 흐린 날의 그것보다 더 짙다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일에는 밝음과 어둠, 명과 암이 있습니다.
성공적인 여성 사업가로 서울 서초동 금싸라기 땅에 수십억짜리 집에,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사모에, 천상천하 유아독존 영부인까지.
부귀도 권력도. 지난날의 영화가 화려했을수록 현재와 미래에 닥칠 암울함은 더 짙고 지옥의 진창 같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쪽에선 안타까움과 동정론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이게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왔어야 했나. 중간 어디쯤에서라도 다른 길이나 방법은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혼자 합니다.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 엎어진 물 주워 담을 수 없어..인과응보(因果應報)그런데 어쩌겠습니까. 이미 물은 엎질러졌고 거울은 다 깨졌고.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 엎어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으니. 인과응보(因果應報) 원인이 있으면 응당 그에 합당한 결과가 있고. 뿌린 대로 거둔다 했으니.
행하고 뿌린 것들이 어떻게 돌아오나 지켜보며 최선을 다해 대응하는 것 말고 무슨 뾰족한 방법이 있겠나 싶습니다.
어떻게 될지, 뜻하는 대로 잘 될진 모르겠지만. 굳 럭. 행운을 빕니다. 진심입니다. '유재광의 여의대로 108'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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