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봉투 찢었다고" 길고양이에 돌 던지고 개 풀어 죽인 70대

작성 : 2025-05-09 11:05:57
▲ 자료이미지

길고양이에 돌을 던지고 개까지 풀어 물려 죽도록 만든 70대 노인이 약식재판에 이어 정식재판에서도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지난해 2월 강원 인제에서 캠핑장을 운영하는 70살 A씨는 나무 위 길고양이에게 돌을 세 차례 던졌습니다.

평소 길고양이가 캠핑장 내 분리수거장에 있는 쓰레기봉투를 찢어 화가 났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A씨는 돌로 고양이를 맞혀 떨어뜨린 뒤 키우던 개의 목줄을 풀었습니다.

결국 개에게 물어뜯긴 고양이는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에 길고양이를 돌보던 이웃 주민인 66살 B씨와 62살 C씨 부부가 A씨에게 "왜 우리 고양이를 죽이냐"고 항의했고, A씨가 손으로 C씨를 밀치면서 몸싸움으로 번졌습니다.

A씨는 말리던 B씨의 목을 조르거나 얼굴을 때리고, 발을 여러 차례 밟는 등 폭행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A씨는 고양이를 죽인 죄(동물보호법 위반)와 이웃 부부를 때린 죄(폭행)로 약식기소 됐습니다.

이 일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게 된 A씨는 정식재판을 청구해 "고양이를 향해 돌을 던진 건 맞지만, 그 행위와 고양이의 죽음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고, 돌을 던진 행위로 인해 고양이가 나무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예견하지 못했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나 춘천지법 형사1단독 송종환 부장판사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인정되지는 않더라도 A씨가 돌을 던진 행위로 인해 고양이가 떨어지고, 직후에 개가 고양이가 물어뜯게 하여 죽은 것이므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고양이를 향해 돌을 세 차례 던진 사실에 비추어 볼 때 고양이가 나무에서 떨어질 것을 예견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피해자들에 대한 폭행은 사회 관념상 상당성 있는 방어행위"라는 A씨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송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반성하지 않는 점과 피해자들과 합의에 이르지 않은 점은 불리한 정상으로, 35년 가까이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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