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보이는 의정갈등..의대생 전격 복귀선언 '1년 5개월 만'

작성 : 2025-07-13 06:50:01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뉴스]
1년 반 가까이 학교를 떠나있던 의대생들이 전격적으로 복귀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장기간 이어진 의정 갈등에도 출구가 보이는 모양새입니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지난 12일 국회 상임위, 대한의사협회(의협)와 함께 입장문을 내고 "국회와 정부를 믿고 학생 전원이 학교에 돌아감으로써 의과대학 교육 및 의료체계 정상화에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의대생들이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2천 명 증원에 반발해 '동맹 휴학'에 나선 지 약 1년 5개월 만입니다.

정부의 잇따른 유화 조치에도 응답하지 않고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온 의대협이 표면적으로 조건을 내걸지 않은 채 먼저 복귀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같은 입장 변화에 대해 이선우 의대협 비대위원장은 "전 정부 때 잃어버린 신뢰관계를 (교육·복지위원장 등과) 장기간 대화하며 회복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의료계 간에 해빙 분위기가 조성되고, 복귀를 희망하는 의대생들도 늘어나는 상황에서 의대협 집행부의 대안 없는 강경 투쟁에 대한 학생들의 피로와 불만이 쌓여간 점도 이러한 입장 선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학생들 사이에선 당장 7월에라도 1학기 수업에 복귀하고 싶다는 요구가 나오지만, 교육을 질을 담보할 학사 운영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데다 먼저 복귀한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습니다.

2학기 복귀도 간단하진 않은데,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의대는 학사가 1년 단위로 이어지기 때문에 올해 1학기 유급 조치를 받으면 2학기 복학이 아예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5월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유급 대상자는 8,305명, 제적 대상은 46명입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이번 복귀 선언은 정부와 대학들에 공을 넘기고 "복귀 길을 열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교육부는 그동안 의대생들이 요구하는 학사 유연화는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의대생과 함께 의정 갈등 해소의 열쇠를 쥔 또 다른 주체인 전공의들의 복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전공의들의 경우 이미 지난달 '강경파'였던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이 물러나고 '대화파' 한성존 새 비대위원장이 들어서며 복귀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대전협은 이달 초 전공의 8,458명 설문을 통해 ▲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료개혁 실행방안 재검토 ▲ 입대 전공의 등에 대한 수련 연속성 보장 등의 복귀 '선결조건'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의대생과 전공의가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면 장기화한 의정 갈등도 마침표를 찍는 셈입니다.

다만 전공의들의 경우 이미 절반 이상이 다른 의료기관에 취업해 근무 중이고, 수련을 포기한 이들도 일부 있어 의대생들과 같은 '전원 복귀'가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 길을 열어주는 과정에서 정부가 내놓을 조치들이 또다시 '특혜'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정부가 고려해야 할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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