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충격에 '전쟁통' 러시아에도 밀린 외국인 투자유치

작성 : 2025-05-18 08:35:13
▲자료이미지[연합뉴스]
우리나라의 외국인 투자 유치 규모가 지난해 경제 규모 30위권 국가 중 17위로 불과 1년 만에 네 계단 내려앉았습니다.

반대로 우리 국민과 기업의 해외 투자 규모는 10위로 순위가 세 계단 올랐습니다.

이 같은 자본 유출입 불균형은 구조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아 국내 경제 활력을 저하하고 산업 성장 기반을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8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투자 규모는 371억8,400만달러로, 전년보다 33.8% 급감했습니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집행한 '직접 투자'와 주식, 부채성 증권 등 '중권 투자'를 모두 포함한 수치입니다.

이를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상 국가별 수치와 비교하면, 경제 규모 30위권 국가 중 한국의 외국인 투자 유치는 2022년 14위에서 2023년 13위로 올랐으나 지난해 17위로 떨어졌습니다.

2023년만 해도 한국에 뒤졌던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이 지난해에는 한국을 앞질러 더 많은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미국, 프랑스, 독일이 부동의 1~3위를 차지했고, 캐나다, 이탈리아,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스페인, 브라질 등이 10위권에 들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1억7,800만달러 줄어 분기 기준으로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1분기(-4억5,900만달러) 이후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초 비상계엄 사태로 경제 심리가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외국인들이 투자를 유보하거나 철회한 영향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4분기 순위는 23위로 전 분기(19위)보다 네 계단, 전년 동기(14위)보다 무려 아홉 계단 추락했습니다.

이렇게 20위 밖으로 밀린 것은 이례적입니다.

이는 IMF 구제 금융을 받는 아르헨티나(-1억8,700만달러)나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7억8,600만달러)보다도 못한 성적이었습니다.

반면, 지난해 우리 국민과 기업의 해외 투자 규모는 1,208억3,800만달러로, 전년보다 55.7% 급증해 대조를 보였습니다.

해외 투자 중 직접 투자가 2023년 321억7,200만달러에서 지난해 485억8,900만달러로 51.0%, 증권 투자가 454억2,400만달러에서 722억4,900만달러로 59.1% 각각 증가했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외국 현지 공장을 증·신설하는 동시에 이른바 '서학개미'가 미국 주식 등 외국 자산을 적극적으로 사들인 결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 순위는 2023년 13위에서 지난해 10위로 높아졌습니다.

미국, 중국, 독일, 프랑스, 일본, 영국, 캐나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 이어 상위권에 들었습니다.

올해 1분기 한국의 내국인 해외 투자는 462억4,800만달러로, 분기 기준으로 2021년 4분기(476억3,100만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IMF가 주요국의 1분기 수치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한국의 글로벌 순위가 더 올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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