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률 시집 『누군가 내 안의 문을 두드린다』 출간

작성 : 2025-07-10 09:06:50
독특한 언어 질감, 사유의 미적 형상화
"소리를 듣는 귀를 가진 시인" 평가
현재 화순문협회장·열린시학호남회장
▲ 양동률 시인의 시집 '내 안의 문을 두드린다'


지친 삶을 서정적 치유력으로 위로

전남 진도 출신 양동률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누군가 내 안의 문을 두드린다』(시와사람刊)를 출간했습니다.

2016년 《열린시학》으로 등단한 양 시인은 첫 시집 『발끝에 돋는 나비의 꿈』(시산맥刊)을 통해 자연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정제된 언어로 결 고은 서정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시집에서는 깊은 사유를 바탕으로 독특한 언어의 질감을 통해 단단한 이미지를 구축, 진일보한 작품들을 묶어냈습니다.

시인의 사유의 저수지는 진도 의신면 고향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혼신을 다해 생산한 문장은 메아리가 되어 진도대교를 넘어 육지를 향합니다.

양동률 시인은 소리를 듣는 귀를 가진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추상에 침윤되지 않고 간결한 언술로 영상적 여운을 만들어 시적 형상화를 완성합니다.

일례로 정일근 시인(경남대 석좌교수)은 "채석강을 책으로만 보지 않고 그 책들이 가진 '독백'을 읽고 듣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아득한
혼잣말이 세월을 넘나드는
도심 속 채석강을 걷는다

계림동 헌책방 거리의 간판들이
서로 비좁도록 기대고 서 있다

발걸음 뜸한 서점에 들어서면
촘촘하고 즐비하게 꽂힌
책들 사이 통로가 주상절리 같다

가만히 책을 들고 뒤적여보면
행간의 밑줄이 따스한 온기로 남아있다
오래전 손때 묻은 내용들이
탈색된 침묵을 감싸고 있다

빠듯한 공간에서 퇴적층을 헤치고
들려오는 심장박동 소리가
과거의 시간을 꺼내 놓는 듯하다

책은 책으로 포개지고 잇닿아 있지만
독백의 내용은 의미가 너무 크다

홀로 깊어지는 서해바다 고군산열도에서
갯바위 포말 속으로
흩어지는 환영이 켜켜이 쌓이고 있다
(책탑전문)

시인은 광주광역시 동구 계림동 헌책방을 채석강과 일치시킵니다.

채석강은 기암절벽이 곳곳에 해식동굴(海蝕洞窟)을 형성하고 있는데, 시인은 확장은유를 구사함으로써 현란한 수사를 사용하지 않고도 객관적 상관물을 무리 없이 연결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한 그 소리를 끊임없이 세탁하며 몸에 밴 '소금기'를 빼려고 노력하고 실천합니다.

생이 '지친 시간'인 것을 알기에 그의 시들은 삶을 '탈바꿈' 시키는 데 집중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시인의 시는 자신의 내면을 두드리는 자성의 소리이며, 시인은 작은 소리에까지 귀를 활짝 열고 있습니다.

양동률 시인의 시심은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극복하는 고뇌에서 시작됩니다.

사안을 개별화하고 능동적으로 체득한 문장의 시스템이 남다릅니다.

우리가 잊고 살거나 놓쳐서는 안 될 관계 가치에 대해 과거의 현재로 들어가서 조곤조곤 이야기합니다.

한편 양동률 시인은 전남 화순문협회장, 열린시학호남동인회장, 김현승기념사업회 부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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