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1년 전, 우승 확정 지었는데...'디펜딩챔피언'의 엇갈린 운명

작성 : 2025-09-17 14:06:04
▲ 지난해 9월 17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짓고 기뻐하는 KIA타이거즈 선수단 [KIA타이거즈] 

2024년 9월 17일.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년 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매직넘버를 모두 지우고 7년 만에 패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당시 KIA는 매직넘버 '1'을 남겨두고 SSG 랜더스에게 0대 2 패배했지만, 2위 삼성 라이온즈도 두산 베어스에 패배하며 1위를 확정 지었습니다.

일찌감치 정규시즌 정상에 오르며 한국시리즈를 준비했고, 통합우승까지 일궈낸 KIA.

그러나 1년 뒤, 5강권과 4경기 차로 벌어진 리그 8위에 머무른 처지에 놓였습니다.

남은 시즌이 12경기에 불과해 가을야구 진출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난해 KIA는 투타에서 모두 압도적인 전력이었습니다.

리그에서 유일한 팀 3할 타율(0.301)을 기록했고, 마운드 평균자책점 또한 리그 1위(4.40)였습니다.

잠재력을 터뜨린 'MVP' 김도영의 활약과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필두로 한 선발-불펜-마무리의 마운드 짜임새는 빈틈이 없었습니다.

통합우승 뒤 KIA는 광폭 행보는 아닐지라도 왕조 재건을 위해 전력보강도 마쳤습니다.

▲ KIA타이거즈 패트릭 위즈덤(왼쪽)과 조상우 [KIA타이거즈] 

3시즌을 함께한 장수외인 소크라테스 대신 '메이저리그 88홈런'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해 장타력을 보강했고, FA로 떠난 불펜 장현식을 대신해 '국가대표 소방수' 조상우를 영입하는 등 전력 누수를 최소화했습니다.

부임 첫해 통합우승을 일궈낸 이범호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유지'를 키워드로 삼으며 2연패의 닻을 올렸습니다.

지난해처럼만 하면 성적도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러나 올 시즌 KIA는 지난해와 너무나 다른 상황입니다.

투고타저 시즌이라 해도 팀 타율은 6위(0.261)에 그쳤고, 팀 평균자책점은 4.67로 8위로 곤두박질쳤습니다.

물론 KIA로선 악재도 많았습니다.

▲ KIA타이거즈 김도영 [KIA타이거즈] 

개막전부터 김도영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데 이어, 김선빈, 나성범 등 중심타선의 부상과 부진이 겹쳤습니다.

마운드 또한 '좌완' 곽도규가 토미존 수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을 당했고, 불펜 전천후 자원인 황동하마저 불의의 교통사고로 시즌을 반납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KIA의 추락을 단지 주전의 부상만으로 논하긴 어렵습니다.

지난 6월, 오선우, 김호령, 김석환, 고종욱 등 2군 자원이었던 이른바 '함평타이거즈의 기적'으로 월간 승률 1위(15승 2무 7패, 0.682)를 기록하며 4위까지 치고 올라갔습니다.

주전의 공백 속에서도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퍼졌고, 1위 한화와 3.5게임 차에 불과했기에 후반기 주전들의 복귀와 함께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후반기 반등의 기대는 신기루처럼 사라졌고, 복귀한 주전들의 기대 이하의 성적과 불펜진의 파열음에 연패의 늪에 빠지며 지금의 현실을 마주했습니다.

▲ 비디오판독에 항의하는 이범호 감독 [KIA타이거즈] 

이에 더해 일각에서 이범호 감독의 다소 경직된 선수 운용와 불펜의 붕괴에 대한 늦은 대응이라는 평가는 뼈아픈 대목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다시 쓰고 있는 KBO리그지만 올 시즌 KIA만 홈 관중 수가 감소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KIA는 올겨울 내부 FA 단속 등 산적한 과제들이 쌓여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올해 실패 원인을 냉정히 진단하고, 떠난 팬심을 되돌리는 것이 급선무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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