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채워야" 선배 부탁에 '마약' 처방전 건넨 약대생 불기소...이유는?

작성 : 2026-03-13 16:33:55
▲ 춘천지방검찰청 [연합뉴스]

선배 약사의 부탁으로 수면유도제 처방전을 대신 받아 전달한 혐의로 송치된 약대생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춘천지방검찰청은 지난 1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방조 혐의를 받던 20대 남성 A씨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A씨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수면유도제인 스틸녹스(졸피뎀) 처방전을 발급받아 약대 선배 B씨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사건 당시 약대 재학생이던 A씨는 B씨가 운영하는 약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이 같은 부탁을 받고 처방전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B씨는 A씨에게 "관리를 잘못해 약품 재고가 맞지 않으니, 처방전을 받아오면 전산상 조제 내역과 실제 약품 수량을 맞출 수 있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B씨는 A씨 등이 넘겨준 처방전을 이용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환자에게 정상적으로 약을 조제해 준 것처럼 허위 내역을 입력하는 등 거짓 보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를 통해 B씨는 실제로는 직접 투약할 목적 등으로 5년여간 8만 정이 넘는 해당 약품을 불법 소지한 혐의로 결국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씨는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약국 실무 경험이 부족한 학생 신분인 데다, 동아리 활동 지원과 아르바이트생 모집 등을 통해 재학생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B씨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또한 '재고를 채우기 위한' 목적인 줄로만 알았을 뿐, B씨가 해당 약품을 투약하거나 목적 외로 불법 소지할 것이라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A씨에게 혐의가 없다고 봤습니다.

검찰은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살펴봐도 A씨가 B씨의 목적 외 소지나 투약을 알았다고 볼 만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다"며 "처방전 교부 행위를 의약품 실물 제공과 동일하게 인식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불기소 이유를 밝혔습니다.

A 씨를 대리한 법무법인 대륜 이일형 변호사는 "전체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역을 면밀히 분석해 의뢰인이 선배의 범행 목적을 전혀 알지 못했고, 오히려 에둘러 거절하려 노력했던 정황을 객관적 증거로 제시했다"며 "선배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웠던 구체적인 위계 관계를 논리적으로 소명하여 방조의 고의성이 없었음을 입증해 내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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