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며, 문화예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한 마음으로 몇 가지 제언합니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문화예술의 본질을 단순한 산업이나 소비 대상으로 축소하는 경향을 반복해 왔습니다. 하지만 예술은 단지 상품이나 여가 활동이 아닙니다.
예술은 민주주의의 숨결이며, 국민의 삶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그것은 권력의 목소리가 아니라 시민의 얼굴을 담아내는 공공의 언어입니다.
자유롭고 비판적인 예술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는 건강할 수 없습니다.
국민의 삶과 정신을 반영하는 문화예술은 이제 더 이상 주변의 영역이 아니라 국가 발전의 중심축으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그동안 문화예술계는 정치적 억압과 검열, 보복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습니다.
비판은 불이익이 되었고, 예술가들은 창작의 자율성 대신 침묵을 강요당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민주주의는 다양한 목소리가 존중되고 공존하는 사회에서만 실현될 수 있습니다.
예술은 그 다양성과 포용을 실현하는 첫걸음이며,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입니다.
새 정부는 문화예술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인식하고, 이에 걸맞은 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문화정책은 일회성 이벤트나 선심성 지원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구조와 철학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첫째, 정치로부터 독립된 문화예산 편성과 공정하고 투명한 지원 시스템 구축이 시급합니다.
현재는 권력의 입맛에 맞는 예술만이 지원을 받고, 비판적이거나 실험적인 예술은 배제되는 현실이 존재합니다.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은 자율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며, 특정 정권의 이해가 아니라 예술가의 창조적 실험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둘째, 지역과 계층을 아우르는 문화 접근권 확대가 필요합니다.
수도권 중심의 예술 인프라는 지방과 사회적 약자들을 지속적으로 소외시켜 왔습니다.
지역 주민, 저소득층, 장애인 등 누구나 예술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공공문화시설의 확충과 체험·참여 중심 프로그램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문화는 일부 계층의 특권이 아니라 모든 시민의 일상이 되어야 하며, 예술이 일상 속에서 꽃피울 수 있도록 미술관, 공연장, 문화센터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자립 기반 마련이 중요합니다.
셋째, 문화예술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처우가 실현되어야 합니다.
많은 예술가들이 불안정한 고용, 낮은 소득,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창작은 분명한 노동이며, 창작자가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예술 생태계도 건강하게 유지됩니다.
예술인의 권익을 보호하고, 창작활동이 지속가능하도록 사회보장제도를 강화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고 예술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정치적 의지가 필요합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공기관 인사와 예술 지원 정책이 흔들리는 현실은 예술을 정치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위험한 구조를 고착화시킵니다.
표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권이며, 이는 그 어떤 정치적 명분으로도 침해되어서는 안 됩니다.
예술은 사회의 양심이며, 공동체의 미래를 향한 상상력입니다.
예술가의 자유는 곧 시민의 자유를 예고합니다. 새 대통령께서 예술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고, 그 자유가 존중받는 시대를 여는 데 앞장서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자유롭고 진보적인 문화예술이 활짝 꽃피는 나라, 그것이 우리가 함께 꿈꾸는 대한민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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