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김영선, 정치자금법 위반 1심 나란히 무죄..."공천 대가 아냐"

작성 : 2026-02-05 16:55:33
▲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왼쪽)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오른쪽) [연합뉴스]

총선과 지방선거 공천을 대가로 거액의 돈거래를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모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주고받은 돈과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서 받은 돈 모두 정치자금으로 볼 수 없고 공천과도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창원지법 형사4부는 5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명 씨와 김 전 의원에게 각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만 증거은닉 교사 혐의도 더해진 명 씨에게는 이 부분을 유죄로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두 사람에게 모두 징역 5년을 구형하고, 명 씨의 증거은닉 교사 혐의는 징역 1년을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그동안 명 씨 측은 김 전 의원으로부터 받은 돈은 김 전 의원 지역구 사무실 총괄본부장으로서 받은 급여 명목일 뿐 공천에 관한 정치자금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김 전 의원 역시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에게 빌린 돈을 변제해 준 대여금으로 정치자금이 아니라고 혐의를 부인해왔습니다.

재판부는 명 씨와 김 전 의원이 주고받은 돈이 정치자금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정치자금법상 누구든지 공직선거에 있어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을 수 없습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2022년 8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김 전 의원을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강 씨를 통해 8,070만 원을 주고받은 혐의인 이른바 '세비 반띵' 사건에 대해 명 씨와 김 전 의원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명 씨가 총괄본부장으로 일한 사실이 명확히 인정된다"며 "명 씨가 김 전 의원과 강 씨에게 여러 차례 채무 변제를 요구한 점, 김 전 의원도 강 씨와 통화 등에서 채무 존재를 시인한 점 등을 종합했을 때 정치자금으로 볼 수 없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습니다.

또 두 사람이 주고받은 돈이 김 전 의원 공천을 위한 것이라거나 명 씨의 정치 활동을 위한 것도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명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게 김 전 의원 공천을 부탁하고 윤 전 대통령이 실제로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연락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명 씨 활동과 노력이 김 전 의원 공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공관위에서 토론을 거쳐 다수결로 공천이 결정됐고, 김 전 의원이 여성으로서 우선순위에 있었으며 대선 기여도도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와 별개로 명 씨와 김 전 의원 사이에 공천 대가에 관한 어떤 약속을 했다고 인정할 아무 증거가 없다"며 "명 씨가 김 전 의원에게 요구한 건 당협사무소 인사와 운영 권한일 뿐 경제적 이익은 아니었던 점에 비춰 세비 절반이 공천 대가나 그 사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명 씨와 김 전 의원이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과 함께 2022년 6·1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경북 고령군수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로 출마한 A, B씨에게서 지방선거 공천 추천과 관련해 2억 4천만 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김 전 소장이 A, B씨에게 돈 받을 때마다 쓴 차용증에 '사무실 운영 목적'이라고 적혀 있고, 돈 대부분은 미래한국연구소와 강 씨에게 입금됐다"며 "2억 4천만 원 중 명 씨에게 간 돈은 600만 원 정도에 불과한 반면 김 전 소장은 2,300만 원, 강 씨는 3,100만 원을 사용한 점 등에 비춰 돈이 명 씨에게 귀속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A, B씨가 건넨 돈이 공천과도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돈이 처음 수수된 2021년 8월은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10개월 앞둔 시점이었고 각 정당에서 공천에 관한 구체적 준비를 하지도 않은 시점이었다"며 "당시 A, B씨가 선거 출마를 확정하지도 않은 것으로 보이고 김 전 의원이 A, B씨 공천을 위해 노력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명 씨 역시 유력 정치인과 교류하는 정도에 불과해 공천에 영향을 끼칠 정도의 영향력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습니다.

다만 명 씨가 수사 과정에서 처남에게 이른바 '황금폰'을 포함한 휴대전화 3대와 이동식저장장치(USB) 1개를 은닉하도록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를 은닉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해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중요한 증거를 은닉하고 수사에 혼선을 초래한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자기 증거를 은닉하도록 한 점, 기소 후 스스로 휴대전화 등을 임의 제출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유죄 이유를 밝혔습니다.

선고 후 명 씨는 취재진에 "(검찰이) 조작된 음성녹음을 너무 많이 가져 나왔다"며 "교도소에 있는 동안 많이 성찰했고 많은 분에게 상처를 줬는데 앞으로 더 신중하게 살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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