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 절반 참고서 베꼈다..검증 구멍 뚫린 교실"

작성 : 2025-07-16 21:18:47

【 앵커멘트 】
광주의 한 공립고등학교에서 수학 기말시험 문제의 절반 이상이 시중 참고서와 똑같이 출제돼 성적 관리 지침을 어겼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수학 교사들과 학교 측이 검토를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험 오류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신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공립고등학교 수학 교사가 참고서 문제를 그대로 기말고사에 출제하면서 수학 시험이 다시 치러집니다.

22개 문항 중 12문항이 모의고사와 시중 참고서에서 베껴 출제됐습니다.

출제 교사를 포함해 동료 수학 교사 2명이 시험지를 검토했지만 베낀 문제를 가려내지 못한 겁니다.

▶ 싱크 : 학생 가족(음성변조)
- "선생님의 잘못을 그대로 그냥 학생들은 떠안으라는 식인 거죠."

학생들이 수학 문제 판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출제 오류를 찾은 뒤 이의를 제기할 때까지 학교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허술한 시험 출제와 검토로 시험의 공정성을 침해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특히 광주 지역 고등학교의 재시험 건수는 2022년 164건에서 지난해 239건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라,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있습니다.

선택 과목 확대에 따라 교사별로 출제 문항 수가 늘었지만, 시험지 문항을 교차 검증하는 지침 자체도 없습니다.

혼자 수업하는 교사들이 낸 시험에 대한 공동 검토가 없거나, 형식적인 검증이 이뤄지면서 오류가 늘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박고형준 /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 활동가
-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기본적인 가이드라인 학업 성적 관리 지침을 좀 보완해 나가는 방향으로서 좀 검토가 필요하다."

광주시교육청은 중고등학교 긴급 점검을 통해 출제·검토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고, 교차 검증 체계를 만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뒷북 대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재시험 여파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C 신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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